[사설]장애인에게 일자리를

  • 입력 1997년 9월 5일 20시 07분


『일하고 싶어요. 비록 오른손은 못쓰지만 왼손 손재주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아요』 4일부터 이틀동안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97년도 하반기 장애인 채용박람회에는 일자리를 찾아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장애인들의 구직대열이 꼬리를 이었다. 이틀동안 이곳을 찾은 장애인이 1천5백여명. 박람회 개막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에서 장애인들의 취업열의를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90년에 제정된 장애인 고용촉진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시험으로 직원을 공개채용하는 공공기관 그리고 3백인이상고용 일반사업장은 총고용인원의 2%이상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의무사업장의 장애인 고용실적은 겨우 1만여명, 0.45%에 머물고 있다. 전국의 장애인이 1백만명을 넘고 이 가운데 일할 능력을 갖춘 인력이 3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의 장애인 고용실태는 부끄럽다. 장애인 고용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무엇보다 대기업들의 호응이 낮기 때문이라고 관계기관은 지적한다. 몇몇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큰 기업들은 대부분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고용부담금을 내는 것으로 고용의무를 때우고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 역시 비슷해서 올 하반기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공공기관은 65개 업체중 겨우 4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정상인과는 또 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일에 대한 열의나 집중력과 끈기가 정상인을 앞서고 무엇보다 이직이 없다. 단순 특수기능이 요구되고 구인난이 심한 중소기업 등에서 장애인들은 활용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요긴한 인력이 될 수 있다. 특수직업교육을 받는 장애인도 늘고 있다. 대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도록 적극 이끄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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