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家長)의 수입만으론 살 수 없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4분기 도시근로자가구 가계수지동향」은 장기화하고 있는 극심한 불황이 가장 이외의 가족들을 돈벌이에 내몰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지난 4∼6월까지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백21만1천9백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하는데 그쳐 작년 동기의 증가율 13.3%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또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불과 4.5% 늘어난 1백41만여원.이같은 증가율은 통계청이 조사를 시작한 지난 6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극도의 내핍생활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소비지출 증가율이 17.2%에 달했던 점에 비춰보면 소득이 줄어든 것에 비해 소비가 줄어든 폭이 훨씬 컸던 셈.
특히 근로자의 배우자 등 가족들이 벌어들인 월평균 근로소득은 가구 전체 근로소득 1백87만원중 39만원으로 21.0%에 달했다. 가족들의 근로소득 비중은 지난 90년 14.6%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내핍으로 그동안 경기와 무관하게 증가해온 교육비를 포함한 대부분의 항목에서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비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5.8% 증가에 그쳐 증가폭이 전년동기의 18.6%의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식료품비 증가율도 전년의 12.8%에서 6.9%로 낮아졌다.
특히 공공교통요금의 인상에도 불구하고 자가용 승용차의 구입이 크게 줄면서 개인교통비 항목은 오히려 2.8% 감소했다.
그러나 주부들이 취업전선으로 나가다보니 탁아소 비용 등을 포함한 가사서비스비 지출이 전년의 12.4%보다 높은 20.0%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