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극심한 불황이 하반기엔 서서히 벗겨질 전망이다. 9,10월이면 불황의 밑바닥인 경기저점에 도달하고 이후 경기회복에 들어선다는 관측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張秀萬(장수만)재정경제원 종합정책과장은 『지표상으론 회복국면을 보이지만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불황인 상황이 내년초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전망수출이 성장을 끌어가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엔화강세로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살아나는데다 내수부진에 따른 밀어내기 수출도 한몫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선진국경기가 활황국면을 보이고 있어 수출여건이 어느 때보다 좋은 상황. 대우경제연구소는 하반기중 수출실적이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한 7백4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분야에선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계속 부진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까지 설비투자가 충분히 이뤄져 신규투자 여력이 적은데다 임금동결과 부동산경기침체 등으로 민간소비도 위축돼 있기 때문.
경상수지적자는 당초예상치 2백억달러에서 1백8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 수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내수위축으로 수입은 정체현상을 보일 것이란 예상.
물가는 내수위축과 농수산물 수입확대로 계속 안정세를 보여 연간목표치 4.5%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들이 각종 개발공약을 남발, 부동산값이 들먹일 가능성도 있다.
재경원은 이런 전망을 토대로 하반기 경제운용도 상반기와 똑같은 안정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재정분야에서 씀씀이를 줄이고 돈줄도 최대한 억제해 나갈 계획. 이런 가운데 금융개혁 등 경제구조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상반기 성적경기하강국면이 지속되면서 경제주체가 느끼는 불황심리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1.4분기(1∼3월) 성장률도 92년 이후 가장 낮은 5.4%에 머물렀고 어음부도율도 0.24∼0.25%로 예년보다 두배이상 높았다. 이런 가운데 경상수지마저 5월말현재 1백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물가는 유례없는 안정세를 구축했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부물가는 여전히 높아 물가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姜慶植(강경식)부총리 겸 재경원장관은 금융실명제 자금세탁방지법 공기업민영화특례법 금융개혁법 등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지속, 구조개선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종전같으면 이만한 불황이면 당연히 취해졌을 경기부양책이 거론조차 되지 않은 점도 특기할 만하다.
〈임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