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국책사업, 때이른 大選바람에 차질

입력 1997-03-07 15:09수정 2009-09-27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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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국책사업들이 벌써부터 대통령 선거 바람을 타면서 경제논리를 벗어난 정치논리에 따라 변질되고 있다. 7일 해양수산부와 해운, 건설업계에 따르면 5대 국책사업에 포함된 부산가덕신항 건설사업과 광양항 개발사업이 정치권의 개입과 지역이기주의, 행정부의 무소신등으로 당초 정부 계획에 어긋나게 추진되고 있다. 해양부는 지난해 12월15일 「광양항 활성화 종합대책 수립계획」을 발표하면서광양항의 자유항 지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최근 자유항 지정 검토를 백지화했다고 밝혔다. 해양부는 이에따라 이달 말 발표 예정인 활성화 종합대책에는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해양부는 당초 내년말 부분 완공되는 광양항이 부산항에 비해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홍보가 되지 않아 물량유치가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광양항을 관세 면제, 세관신고 절차 생략 등의 혜택이 있는 자유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해양부의 한 관계자는 『광양항에 대한 자유항 지정검토 사실이 보도된 이후 부산출신 정치권 인사들과 부산지역 상공인들이 부산 가덕신항도 자유항으로 지정할것을 요구해오는 등 말썽을 빚어 광양항의 자유항 지정문제를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해양부는 또 최근 부산가덕신항 민자유치희망자인 삼성컨소시엄(가칭 부산가덕항만㈜)과의 협상과정에서 신항만이 들어서는 경남과 부산지역의 공사를 동시에 착공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확정한 「가덕신항만개발 민자유치 시설사업기본계획」에서 경남 진해시 행정구역에 포함된 북쪽 부두를 1단계로 먼저 착공한뒤 부산시 지역인 남쪽 부두를 2단계로 착공하겠다고 고시했으며 삼성컨소시엄측도 지난 1월 정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서 단계별 시공 계획을 밝혔었다. 남, 북컨테이너 부두를 동시 착공하면 양 부두를 잇는 다리를 별도로 건설해야하는 등 시공상 어려움이 있는데다 부두가 서로 마주보는 항만 공사에서는 한쪽 부두를 먼저 시공한후 다른쪽 부두로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시공법으로 알려져있다. 해양부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특정 지역을 먼저 착공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치권 인사들의 지적을 수용, 단계별 착공에서 동시 착공으로 방침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형 육상 국책사업과 달리 항만 공사는 특정 지역에서만 이뤄진다는 면에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역간의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며 『광양항 자유항 지정 백지화나 부산 가덕신항 동시 착공문제는 이같은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취해진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해운,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막는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가 정부의 무소신을 타고 우선 고려된 대표적인 사례라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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