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정책硏원장 분석]기업 경쟁력 해외진출 통해 확보

  • 입력 1997년 2월 21일 19시 56분


[허승호기자] 「한국기업의 해외투자모델은 서구모델과는 다르며 무역수지 관리에 해외 자회사의 교역량까지 고려되어야 한다」. 산업정책연구원(원장 趙東成·조동성 서울대경영학과교수)주최, 동아일보사 후원으로 21일 서울대 호암관에서 열린 「한국기업의 해외직접투자」주제의 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세미나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해외투자 동인〓한국기업은 현지기업에 비해 △기술 △상표 △구매자 선호 △금융비용 등 각 요소에서 내세울만한 우위가 없는데도 곧잘 대 선진국투자를 실행한다. 처음 진출땐 연구소를 세워 선진기술을 배우는 경우가 많지만 나중엔 공장을 짓고 현지기업들과 경쟁해 살아남는 것이다. 현대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하기도 했다.한국기업의 해외투자사례를 분석한 결과 「한국기업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해외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역으로 「해외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밝힐수 있었다.기존 학설의 원인과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해외직접투자와 무역〓96년의 무역적자 2백만달러는 대(對)선진국 적자 3백만달러와 대후진국흑자 1백만달러가 합쳐진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선진국과의 교역에선 적자폭을 줄이고 후진국 교역에서 여유를 두자」는 정책을 펴고 있다.그러나 한국기업들이 생산기지를 동남아나 중남미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기계설비 원자재등을 선진국에서 수입, 1차가공한 후 이를 부품이나 반제품 형태로 개도국의 자회사에 수출하는 경우가 많다. 현지의 자회사는 이를 이용해 완제품을 만들어 선진국에 수출하는 것이다. 정부가 이같은 구조를 염두에 두지 않고 무작정 「지역별 균형」만 모색하다가는 한국경제의 경쟁력이 크게 손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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