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承勳기자] 한보철강이 극심한 자금난에 몰렸던 작년하반기 대거 발행한 융통어음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지금까지 한보그룹이 발행한 융통어음은 거래자체가 제도금융권 밖에서 이뤄져 금융당국은 물론 채권금융기관조차도 정확히 실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채시장에서는 한보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렸던 작년 하반기에 융통어음을 집중적으로 발행해 융통어음규모가 8천억원에서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보가 발행한 어음은 대부분 만기가 6개월짜리로 4,5월이 되면 수천억원대의 어음이 한꺼번에 돌아올 것으로 사채시장에선 보고 있다.
한보그룹은 특히 사채업자를 통해 융통어음을 진성어음으로 불법변조해 자금을 조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선 한보그룹이 10억∼1백억원짜리 융통어음을 가져오면 사채업자들은 연 19%대의 선이자를 떼고 할인해 준다. 그 다음 사채업자들은 세무서장직인을 위조해 공사계약서 세금계산서 부가세 공급가액증명 등 서류를 작성, 제2금융권에서 연 15∼17%금리로 다시 할인해 금리마진을 챙긴다는 것. 할인 금융기관은 할부금융 신용금고 파이낸스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의 변조된 어음을 할인해준 일부 할부금융과 파이낸스사는 엄청난 부실을 떠안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문에 융통어음과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채까지 포함할 경우 한보철강의 부채는 공식적인 차입금 5조원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