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부도/금융권파장]돈시장 꽁꽁, 금리 껑충

입력 1997-01-24 20:14수정 2009-09-27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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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光巖기자] 한보철강 부도 쇼크의 가장 큰 피해자는 뭐니해도 자금을 대준 금융계다. 한보철강의 총여신은 4조9천4백29억원으로 국내 부도기업가운데 최대규모이며 관련된 채권 금융기관도 은행 보험 증권 할부금융 등 45개에 달한다. 금융기관 자체의 피해도 엄청나지만 한보그룹 계열사와 관련업체들의 연쇄부도 우려로 자금시장은 더욱 꽁꽁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사채시장까지 급격히 움츠러들며 금리가 급등, 중소기업들은 돈 빌리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여기에다 25일 부가세 납부일이 끼어있고 다음달 8일 설을 앞두고 시중의 자금수요는 크게 늘고있어 큰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에 따른 자금시장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24일 1조원의 자금을 긴급 방출하고 앞으로 통화공급을 신축적으로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한은은 또 한보철강의 협력업체와 납품업체의 부도를 방지하기 위한 자금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화당국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당기간 금융시장경색은 불가피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있다. 먼저 금융기관의 자금이 한보철강에 묶여 대출여력이 크게 축소될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한보철강과 무관한 업체들도 금융기관에서 돈빌리기가 어려워진다. 대출원금은 장기자금이라는 이유로 제외하더라도 한보철강의 부도로 채권금융기관들이 못받는 이자만 연간 5천억원을 넘는다. 제삼자인수가 늦어질수록 미수이자는 불어난다. 또 은행권의 경우 담보를 잡지 못한 대출규모가 △제일은행 2천10억원 △조흥은행 2천4백20억원 △외환은행 1천9백12억원 등 모두 7천8백27억원에 달한다. 이밖에 한보철강 당진공장을 완공하려면 7천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데 이것도 거의 대부분을 은행들이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초 한보그룹측이 부동산을 팔아 4천억원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상당부분 담보가 설정돼 있어 4천억원에 크게 못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매물로 내놔도 부동산 경기가 워낙 침체해 처분마저 용이치 않은 상황이다. 자금사정이 어려워짐에 따라 하향추세를 보여온 금리도 한보철강부도 다음날인 24일 콜 금리가 연 11.40%에서 12.13%로 급등하는 등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이와 함께 한보철강의 채권금융기관중 상당수는 예금 인출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제 2금융권 거래자들은 부도에 극히 민감해 예금중 상당부분이 한보철강 거래업체가 아닌 다른 금융기관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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