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영업직이 좋다』…기획-인사부 선호 퇴조

  • 입력 1996년 12월 8일 19시 56분


「李英伊·林奎振·白宇鎭기자」 『요즘 신입사원들에게 인기있는 부서는 해외영업과 판매 전산부입니다. 과거에 잘 나가던 기획이나 인사 등 경영관리부서가 기피되는 실정이에요』 대우그룹 비서실인사팀 吳英洙(오영수)차장은 「평생직장」의 신화가 무너지면서 퇴직후 창업에 도움이 되는 부서가 인기를 얻는 추세라고 말한다. 특히 활동적이고 창의적인 신세대들이 현장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어서 영업직 등 과거 한직(閑職)으로 간주돼온 부서가 인기를 더하고 있다. 삼성그룹에선 요즘 삼성자동차가 가장 인기있는 계열사로 부상했다. 삼성자동차는 최근 전사원을 3개월과정의 사외교육과정에 보내 자동차정비 2급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배려했다. 2급자격증을 취득하면 1백평규모의 자동차정비소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회사입장에선 자동차의 구조를 숙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만 사원들 입장에선 퇴직후에 좋은 대비책이 된다. 그래서 이 과정이 더욱 인기다. 삼성그룹 비서실의 한 신세대 직원은 『솔직히 삼성자동차 직원들이 부럽다』며 『기회가 닿으면 삼성자동차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다. 유통업체인 롯데백화점의 경우 신입사원들이 매장관리와 상품본부에 몰려들어 인사발령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매장 관리부에 발령나면 그만두는 직원들이 많았다. 요즘 신입사원들은 퇴직후를 대비할 수 있는 매장관리 및 상품본부가 실속있는 부서라고 생각한다는 게 인사팀의 분석. 게다가 이들 부서는 힘들지만 성취감도 높아 신세대의 적극적인 성향에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지난 94년 1백2명의 신입사원중 55명(54%)이, 작년엔 1백50명중 87명(58%)이, 올해엔 80명중 49명(61.2%)이 매장관리 및 상품본부를 지원했다. 지난해초에 입사한 상품본부 숙녀복 구매담당 李柱翰(이주한)씨는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의류판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구매업무가 힘들긴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만족해 했다. 현대종합상사에선 최근 과장급 2명을 포함한 4명이 인사부에서 영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이전부터 영업부서로의 전출을 강력히 희망했다. 영업부로 옮긴 C대리는 『10년이상 근무하다가 회사에서 쫓겨나면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했다』며 『영업부 일이 힘들긴 하지만 퇴직한뒤 오퍼상이라도 차릴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대우그룹의 경우 계열사 대부분에서 금융과 홍보 정보관련 부서가 인기부서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게 그룹인사팀의 분석이다. 종합상사인 ㈜대우는 이공계출신이 해마다 10%씩 늘어나고 이들 대부분은 해외영업을 자원하고 있다. 대우그룹 비서실 延光鐸(연광탁)과장은 『금융이나 판매 출신의 최고경영자가 부상하면서 평생직장을 꿈꾸는 직원들도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부서를 과감하게 찾아간다』고 말했다. 아무튼 이른바 인기직종은 앞으로 새로운 비즈니스의 등장과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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