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화성 살면… 지구인보다 크지만 약하다

  • 동아일보

◇비커밍 마션/스콧 솔로몬 지음·이한음 옮김/392쪽·2만4500원·세로북스


‘달에서 화성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현재 이런 기치 아래 달에 상주 기지를 건설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진행 중이다. 올 4월 유인 달 궤도 비행을 하고 돌아온 아르테미스 2호도 이 계획의 일부라 할 수 있다.

화성 정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시대,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어떻게 갈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머물 것인가’로 관심사를 확장한다. 희박한 대기, 우주 방사선, 독성 물질이 포함된 토양 등 화성의 환경은 지구와는 사뭇 다르다. 책은 다양한 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우주 환경이 인간에게 일으킬 변화에 대해 탐구했다.

일단 인간의 신체는 출발할 때부터 변화를 맞는다. 현재의 기술로 화성까지 가는 시간은 약 6∼9개월. 이 기간 동안 우리는 약한 중력을 견뎌야 하는데, 이는 지구에서 장기간 누워 있는 상태와 유사하다. 침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피실험자들은 2주 만에 뼈가 약해지고 근육이 위축됐다. 나아가 우주에 머물다 보면 척추디스크가 덜 눌리면서 키가 커지고, 혈액이 머리 쪽으로 쏠리며 눈이 붓게 된다.

더 큰 변화는 2015년 진행된 ‘나사의 쌍둥이 연구’에서 드러난다. 우주정거장에 있는 형과 지구에 있는 일란성 쌍둥이 동생을 1년간 비교한 연구 결과, 우주 방사선에 노출됐던 형의 유전자 일부가 변형됐다. 그리고 유전자 중 약 7%는 지구로 귀환한 뒤에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즉, 우주 체류가 인류의 유전자까지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인류의 ‘번식’에도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여성의 골반뼈는 상당히 약한 상태가 돼 출산이란 강한 힘에 노출되면 골절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화성에서 출산은 제왕절개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아기는 중력이 지구의 8분의 3인 환경에서 자라나 지구인보다 더 약한 상태로 발달하게 된다.

어쩐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 미래다. 실제로 책은 우주 생활의 윤곽을 그리고 있지만, 독자로선 오히려 지구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이 푸른 별의 환경에 맞춰진, 어쩔 수 없는 지구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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