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해방공간부터, 하얗게 밤새운 PC통신까지

  • 동아일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연말 2제
‘역사 되찾기’ ‘밤풍경’ 특별전

광복 80주년인 올해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울 종로구)이 우리 현대사의 여정을 조명한 전시 2건을 최근 개막했다.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1945-1948 역사 되찾기, 다시 우리로’는 격동의 해방공간 속에서 잃어버렸던 우리의 이름을 되찾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며, 우리의 말과 문화 및 기억을 회복해 나갔던 여정을 조명하는 특별전이다.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즉위하면서 새로 만든 ‘국새 칙명지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즉위하면서 새로 만든 ‘국새 칙명지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전시 1부는 우리말에 초점을 맞췄다. 최초의 우리말 사전 원고 ‘말모이’와 ‘훈민정음해례본’의 첫 영인본, 광복 후 우리나라가 부여받은 국제 무선호출부호 ‘HLKA’가 새겨진 서울중앙방송 스피커 등을 볼 수 있다. 2부에선 조선총독부에 넘어갔다 반환된 ‘국새 칙명지보’, 우리 손으로 벌인 첫 국립박물관 발굴 조사(경주 호우총 발굴)에서 나온 청동 용기 등을 통해 식민 지배로 단절됐던 과거를 잇고 역사의 연속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조명한다. 공동체의 기억을 복원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3부에선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병풍 ‘팔사품도’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전시는 내년 3월 31일까지 열린다.

전화망을 이용해 PC통신에 접속하던 1990년대 중반의 ‘하이텔 단말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전화망을 이용해 PC통신에 접속하던 1990년대 중반의 ‘하이텔 단말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박물관 주제관에선 한국 현대사 속 ‘밤’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특별전 ‘밤 풍경’이 개최되고 있다. 조선의 야금(夜禁) 제도부터 미군정이 공포한 야간통행금지령, 1982년 야간통금 해제에 이르기까지 밤을 둘러싼 제도적 변화 등을 소개한다. 통금과 관련된 다양한 일화를 담은 만화 ‘고바우영감’ 원화, 늦은 밤 PC통신의 추억이 담긴 ‘하이텔 단말기’, 달을 바라보며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는 독립운동가 김여제의 시 ‘추석’이 게재된 상해판 독립신문 등을 볼 수 있다. 내년 3월 22일까지.

#광복 80주년#대한민국역사박물관#1945-1948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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