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 앵커가 20일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서 전남편과 이혼한 이유를 밝혔다. 뉴스1
MBN 앵커 김주하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결혼 생활에서 겪었다고 밝힌 외도와 폭력의 경험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눈물을 보였다. 방송을 계기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문제를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주하는 지난 20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 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과 대화를 나누며 결혼과 이혼 과정에서의 개인적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2004년 결혼해 두 자녀를 낳았고, 2013년 이혼 소송을 제기해 2016년 법적으로 혼인 관계를 정리했다.
김주하는 방송에서 전남편의 이혼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이후 외도와 폭력적인 상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 생활 내내 남편과 시어머니가 중요한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묻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출산 이후 이사 과정에서 우연히 결혼 당시 전남편이 과거 결혼한 사실을 담은 문서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실을 알렸지만 사과는커녕 모욕적인 말만 들었다”며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조차 듣지 못했다”고 말해 깊은 배신감을 드러냈다.
● “반복적인 외도와 폭행”
김주하가 전 남편의 외도가 결혼 생활 내내 이어졌으며, 이를 문제 삼아 증거를 제시할 때마다 폭행이 뒤따랐다고 밝히는 모습. MBN entertainment 유튜브 캡처
김주하가 전 남편의 폭력으로 고막이 파열돼 왼쪽 귀의 청력이 크게 저하됐다고 고백하는 모습. MBN entertainment 유튜브 캡처
김주하는 이후 결혼 생활 중 반복적인 외도와 함께 폭력적인 상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도 문제를 언급할 때마다 폭행이 이어졌고, 청력 손상과 외상성 뇌출혈 등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방송에서 주장했다. 당시 의료진이 신고를 권유했지만 가정 문제라는 이유로 망설였다고도 덧붙였다. 또 전남편이 원하는 옷을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해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 “아이들 지키기 위해 이혼”
김주하가 전 남편의 폭력이 자신을 넘어 자녀들에게까지 이어졌다고 밝히는 모습. MBN entertainment 유튜브 캡처
이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로는 자녀를 향한 폭력을 언급했다. 김주하는 전남편이 아이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고,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은영은 방송에서 “아동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명백한 학대”라며 아이가 겪었을 공포와 심리적 상처를 우려했다.
김주하는 한 차례 재결합을 시도했지만 폭력적인 상황이 반복됐고, 결국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와 이혼 절차를 밟게 됐다고 밝혔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도 컸다고 했다. 평소 남편은 저축을 한다며 그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았고, 네 식구 생활비는 온전히 김주하의 월급으로 충당했던 것이다. 그는 “결혼 기간 동안 제 월급을 생활비로 사용해 남은 재산이 거의 없었다”며, 소송 중 가압류로 전세보증금조차 자유롭게 쓰지 못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법원은 재산분할 판결을 내렸다.
● “이건 당신 잘못이 아니다”…단호히 선 그은 오은영
김주하는 이날 방송에서 전남편의 폭행과 외도에 대해 “아직까지도 일부는 제 탓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혼 직전 이혼 사실을 알고 난 뒤 남편에게 화를 내고 잘해주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었을까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은영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은폐와 위조로 시작된 결혼 생활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편에게 있다”며 “그렇게까지 자신을 책임지려는 생각은 오히려 본인의 한계를 무시하는 오만함”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방송에서 오은영은 김주하와 20년 넘게 이어진 우정을 언급하며 “친언니 같은 존재”라고 말해 뭉클함을 더했다. 또 자신의 의사 인생의 출발점과 여성 의사로서 의료계에서 겪은 차별 경험을 함께 전하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주하의 고백은 방송 직후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개인의 경험을 넘어 가정폭력과 아동학대가 얼마나 오랜 시간 은폐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며, 피해자 보호와 사회적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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