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의 오해와 진실
고령층 많지만 젊은층에서도 발생
가족력 있다면 50세 전 검진 권장… 탈모약-호르몬제, 직접 원인 아냐
항암엔 린파자-병합 치료 등 사용… 로봇수술-양성자 치료는 건보 안돼
국립암센터 정재영 비뇨기암센터장이 남성암 발생 1위에 올라선 전립선암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제공
최근 국내 남성 암 발생 지형도가 바뀌었다. 오랫동안 1위를 차지하던 폐암을 제치고 전립샘(전립선)암이 남성 암 발생 1위로 올라섰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 암 환자는 2020년 약 13만2000명에서 2023년 약 15만1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전립선암은 2021년 4위, 2022년 2위를 거쳐 2023년 사상 처음으로 남성 암 발생 1위를 차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립암센터 정재영 비뇨기암센터장은 “전립선암의 최대 위험 요인은 고령화인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며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전립선암이 남성 암 1위다. 예방이 어려운 암인 만큼 조기 진단과 관리를 위한 국가적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의 도움말로 전립선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Q. 피 검사만으로 전립선암 진단이 가능한가.
아니다. 혈액 내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는 암을 의심하는 지표일 뿐이다. 전립선 비대증이나 염증 시에도 수치가 오를 수 있다. 다만 염증 치료 후에도 PSA 수치가 mL당 4ng(나노그램) 이상이면 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과 최종적인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된다.
Q. 젊은층은 안심해도 되나.
아니다. 환자의 75% 이상이 60, 70대인 고령 암인 것은 맞지만 40대 이하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가족력이 있다면 젊은 나이부터 주의해야 한다. 2023년 통계에 따르면 50세 미만의 젊은 전립선암 환자도 116명에 달했다. Q. 전립선암은 예방할 수 없나.
아니다. 완벽한 예방은 어렵지만 도움이 되는 식단은 있다. 전립선암은 수명 연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측면이 커서 피 검사, 직장수지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한 조기 진단이 최선이다. 또 고지방식을 피하고 리코펜 성분이 풍부한 토마토 등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Q. 치료는 수술이 답인가.
아니다.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대세다. 초기에는 경과를 지켜보는 ‘대기 관찰 요법’을 쓰기도 하고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 방사선, 호르몬, 항암 치료 등을 병행한다. 최근에는 BRCA 변이와 같은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전립선암의 경우 표적치료제(린파자 등)가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 밖에 항암 치료에 국소 방사선 치료와 전신 방사선 리간드(플루빅토) 같은 강력한 병합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Q. 로봇수술이나 양성자·중입자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나.
아니다. 로봇수술은 정밀도가 높고 부작용이 적어 선호되지만 1000만 원 이상의 수술 비용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양성자 치료(약 2500만 원)와 최근 도입된 중입자 치료(약 5500만 원) 역시 전립선암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크다.
Q. 탈모약이나 남성호르몬제가 암을 유발하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탈모약(5ARI 계통)이 암을 유발한다는 결론은 나지 않았다. 다만 탈모약은 PSA 수치를 낮춰 암 진단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판독 시 주의가 필요하다. 남성호르몬 보충제는 초기 암을 진행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보충 요법 전에 반드시 PSA 검사로 암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Q. 치료 후 예전과 같은 삶의 질을 회복할 수 있나.
현실적으로 과거와 100% 같기는 어렵다. 수술 후 요실금이나 성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고, 방사선 치료 후에는 장운동 이상이나 혈변, 배뇨 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기술 발전으로 회복률이 높아졌지만 일정 부분 삶의 질 변화는 감수해야 한다. Q. 가족력이 있다면 아들이나 형제도 검사를 받아야 하나.
그렇다. 반드시 권장한다. 가족 중 환자가 2명 이상이거나 60세 이전에 발생한 경우, 혹은 BRCA 변이가 있는 가계라면 50세 이전부터 정기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Q. 완치 후 식단 관리만 잘하면 재발을 막을 수 있나.
진료하면 이런 질문이 많다. 그런데 식이요법만으로는 재발을 막기 어렵다. 토마토의 리코펜 등은 발생률을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이미 발생한 암의 재발을 막는 마법의 식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고지방식을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전반적인 건강 유지와 사후 관리에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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