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로봇 반도체 BIG3 투자 트렌드
최중혁·이상진·최민규·허진·서민교·팔로알토캐피탈 지음
459쪽·2만5000원
한스미디어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흔들어 놓은 글로벌 시장은 지금 ‘버블인가, 필연인가’라는 양극의 논쟁 속에 있다. 누군가는 닷컴버블의 재연을 경고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제 막 성장 초입에 들어선 혁신의 문을 보았다고 말한다. 신간 ‘AI 로봇 반도체 BIG3 투자 트렌드’는 이 소란스러운 논쟁을 넘어 AI·로봇·반도체가 하나로 얽히며 만들어내는 구조적 변화의 실체를 본격적으로 해부한다.
미국 현지에서 투자 전문가로 활동중인 저자들은 AI를 두뇌,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를 신경망, 로봇을 손과 발로 비유한다. AI 모델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이를 움직이는 반도체와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가 결합해야 비로소 산업 혁신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AI는 이미 경제적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저자들은 실리콘밸리의 현장에서 체감한 변화를 토대로, 이번 AI 사이클이 닷컴 시대와 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한다. 닷컴 시대에는 비전만 앞섰다면 지금은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실시간 서비스 증가 등 직접적인 경제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AI 도입으로 인한 해고와 산업 재편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전력망·설비 투자·도시 계획이 AI 중심으로 재설계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AI로 무엇을 대체할 것인가”를 전제로 투자를 검토한다. 책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와 온도를 한국과 비교하며, 한국 독자들이 글로벌 AI 흐름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미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투자자, 엔지니어,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다.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인프라 기업, 반도체·로봇 스타트업, 피지컬 AI 기업 등 실제 산업의 최전선에서 들은 이야기를 전한다. 코히어, 데이터브릭스, 애니스케일, 어질리티 로보틱스, 덱스터리티 등 글로벌 AI 기업을 이끄는 리더 7인의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GPT-4 수준의 모델을 GPU 2개로 구동하는 기술, 로봇이 청소 및 요리까지 수행하는 피지컬 AI, 인간의 손 감각을 모방하는 로봇 지능까지 AI 혁명에 대해 전한다.
●“AI는 섹터가 아니라 구조다”
저자들은 AI를 단일 기술이 아니라 기술·산업·자본·정책이 맞물린 구조적 변화로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관점에서 AI 열풍의 본질은 버블 여부가 아니라 누가 구조를 먼저 읽고 대비하느냐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책은 상장·비상장 시장을 함께 분석하며 AI 슈퍼사이클의 출발점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밸류체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 방향성을 제시한다. 반도체·전력·데이터센터·로봇 장비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도 폭넓게 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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