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리어’ 2년만에 귀환…김준수·유태평양

  • 뉴시스
  • 입력 2024년 3월 5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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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리어’가 2년만에 귀환한다.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오는 29일부터 4월7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창극 ‘리어’를 공연한다고 5일 밝혔다.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을 창극화한 작품으로, 2022년 초연 당시 서양 고전을 우리 언어와 소리로 참신하게 재창조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무용·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는 정영두가 연출과 안무를, 한국적 말맛을 살리는데 탁월한 극작가 배삼식이 극본을 맡았다. 창극 ‘귀토’,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에서 탄탄한 소리의 짜임새를 보여준 한승석이 작창을,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 정재일이 작곡을 맡았다.

국립창극단 ‘리어’는 시간이라는 물살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인간의 욕망과 어리석음을 2막 20장에 걸쳐 그려낸다. 증오·광기·파멸 등 비극적 정서를 담은 무게감 있는 소리를 선보이면서도 ‘장기타령’, 서도민요 중 ‘배치기’, ‘청사초롱’, ‘투전풀이’ 등 대표적인 경기민요를 차용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작품에 활기를 더했다.

정재일은 앰비언트 사운드 등 현대적 음향과 서양적 화성을 결합한 음악으로 판소리 고유의 시김새와 선율의 독특함을 증폭시킨다. 특히 1막 후반부 증오와 광기, 파멸의 소용돌이 속 리어가 독창하는 장면은 작품의 백미다.

물의 철학을 근간으로 한 극본에 맞춰 무대도 ‘물’의 이미지로 구현된다. 무대디자이너 이태섭은 무대에 총 20t 물을 채워 수면의 높낮이와 흐름의 변화로 작품의 심상과 인물 내면을 표현했다.

국립창극단 간판스타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각각 리어왕과 그의 신하 글로스터 백작 역을 맡아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도 노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두 배우는 더욱 농익은 소리와 깊어진 연기로 분노와 회한, 원망과 자책으로 무너지는 인간의 비극을 섬세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민은경은 막내딸 코딜리어와 광대를 오가는 1인 2역으로 극과 극의 매력을 펼친다. 이소연이 첫째 딸 거너릴을, 왕윤정이 둘째 딸 리건을 연기한다. 에드거 역은 이광복, 에드먼드 역은 김수인이 맡는다.

한편, 창극 ‘리어’는 오는 10월에는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인 영국의 바비칸센터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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