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연극을 책으로… 여운 간직 ‘굿즈’로 각광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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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극 희곡선 출간 이어져

국내 창작 연극·뮤지컬의 희곡이 관객들에게 ‘굿즈’로 각광받고 있다. 대본이 여운을 간직하고 작품을 곱씹기 위한 소장품이 된 것이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창작극 ‘잘못된 성장의 사례’는 출판사 이음과 손잡고 개막과 동시에 희곡선으로 출간했다.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은 현재 공연되고 있는 창작뮤지컬 ‘쇼맨…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의 대본을 자체 제작해 13일부터 극장 로비에서 판매한다. 지난해 초연 당시 대본 소장에 대한 관객 요청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국립극단은 올해 상반기(1∼6월) 공연한 창작 연극 ‘몬순’, ‘보존과학자’(걷는사람)의 희곡을 공연 기간부터 현재까지 극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2021년부터 국립극단 희곡선을 발간하고 있는 김은경 걷는사람 편집장은 “희곡 부문에선 1쇄를 넘는 경우가 드문데 올 4월 ‘몬순’(사진) 초연 개막일 직전에 출간된 희곡은 약 한 달 만에 2쇄를 찍었다”며 “연극을 본 관객의 수요가 몰리면서 공연 기간과 직후에 집중적으로 판매됐다”고 말했다. 올해 2월 국립정동극장에서 연극 ‘태양’ 공연을 기념해 출간된 리커버에디션 희곡선(알마)은 당시 제작한 200부가 모두 나갔다.

세계적인 대문호의 작품이 아닌 국내 창작극을 소장하려는 이유는 뭘까. 희곡선을 담당하고 있는 강지웅 이음 편집자는 “신진 창작자들이 쓴 희곡엔 사회를 바라보는 젊은층의 시선이 잘 담겨 있어 20, 30대 중심인 관객층의 공감을 이끌어낸다”고 했다. 이어 “언제 다시 공연될지 모르는 ‘작은 분야’인 만큼 작품을 책으로 간직하려는 욕구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연극#창작극 희곡선 출간#굿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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