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노벨문학상’ 욘 포세는 누구…‘21세기 사무엘 베케트’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6일 0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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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극작가·소설가
문장 군더더기 없어 '포세 미니멀리즘' 말까지
희곡 작품, 전 세계 무대에 1000회 이상 공연

‘21세기 사무엘 베케트’로 불리는 노르웨이의 극작가·소설가 욘 포세(64)가 올해의 노벨 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스웨덴 한림원과 노벨문학상위원회는 “노르웨이 뉘노르스크로 쓰인 그의 방대한 전 작품은 풍부한 희곡, 소설, 시집, 에세이, 그림책, 번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며 “오늘날 그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활동한 극작가 중 한 명이 됐고 그의 산문 또한 점차 인정받았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포세의 작품의 특징은 군더더기를 배제한 미니멀한 구성 속에 반복 화법으로 인간의 절망을 다룬다는 점이다. 동일한 어구를 반복하고 그 리듬을 살리는 수사법을 자주 사용하고 문장의 어구를 극도로 줄여 ‘포세 미니멀리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또, 언어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한편 실험적 형식을 시도해 ‘21세기 베케트’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7살 때 큰 사고 창작 영향…희곡 10000회 이상 공연
욘 포세는 1959년 9월29일 노르웨이 헤우게순에서 태어나 하르당게르표르에서 성장했다. 유년 시절 생사를 넘나드는 사고를 겪었고 그는 스스로도 7살 때 사고가 이후 창작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베르겐대학에서 비교 문예학을 전공한 그는 첫 장편소설 ‘레드, 블랙’을 1983년 발표했다. 이후 1994년 첫 희곡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를 출간했고 이는 연극으로도 초연됐다.

전업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건 1990년대부터다. 데뷔 후 ‘보트하우스’, ‘병 수집가’, ‘납 그리고 물’ 등의 소설을 발표했고 시와 에세이 등 다양한 방면의 작품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현재 그의 작품은 전 세계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다. 최근작으로는 2014년 출간한 ‘3부작(Trilogien)’이 있다.

희곡은 전 세계에서 1000번 이상 무대에 올랐다. 첫 희곡 발표 이후 ‘이름’, ‘누군가 올 거야’, ‘밤은 노래한다’ 등이 큰 인기를 얻었고 ‘인형의 집’을 쓴 헨리크 입센(1828~1906) 이후 가장 많은 작품이 상연된 노르웨이 극작가가 됐다.

포세는 최근 몇 년간 유력한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전 세계에서 유수의 상을 수상했다. 실제로 그는 노벨 문학상 선정 직후 소감을 통해 “10년 동안 내가 이 상의 수상자로 뽑혔다는 뉴스를 전해듣는 순간을 (상상하며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조심스럽게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1998년 뉘노르스크 문학상을 시작으로 한림원에서 수여하는 도블로우그상(1999), 스위스 아카데미 북유럽문학상(2007), 유럽연합 문학상(2014)을 휩쓸었다. 2003년 프랑스에서 국가공로훈장을 받았고 2005년 노르웨이 국왕이 내리는 세인트 올라브 노르웨이 훈장을 수훈했다. 2007년에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선정한 ‘살아있는 100인의 천재’ 가운데 83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1년 노르웨이의 예술과 문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오슬로 근교에 있는 노르웨이 왕궁 소유지 그로텐 내 저택에 거주하고 있다.

◆국내에도 ‘아침 그리고 저녁’ 등 출간작 다수
욘 포세의 소설과 희곡, 시와 에세이 등은 전 세계 40여 개 언어로 번역됐다.

국내에도 다수의 작품이 출간되어 있다.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문학동네), ‘보트하우스’(새움)과 희곡집 ‘가을날의 꿈 외’(지만지드라마), 중편 연작소설 ‘잠 못 드는 사람들 외 3편’(새움), 아동소설 ‘오누이’(아이들판) 등이 소개됐다.

2014년 발표한 ‘3부작’은 2015년 북유럽 문학 최고 영예인 북유럽 이사회 문학상을 수상했다. 출판사 민음사는 1995~1996년 출간된 ‘멜링콜리아’ 1권과 2권의 합본판을 오는 20일 출간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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