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소수자 위한 사랑 노래… 우린 다르기엔 너무 같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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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 작가-듀오 나이트오프 협업
뮤직 애니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포도뮤지엄 전시 1년만에 음원 공개
BTS 리더 RM이 선곡해 화제도

서울 용산구 티앤씨재단에서 17일 만난 미술가 최수진(위 사진 왼쪽)과 나이트오프의 이능룡(위 사진 가운데), 이이언. 이들은 
제주 포도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기획전에서 전시 주제를 담은 동명 뮤직 애니메이션(아래 사진)을 
제작했다.김동주 기자 zoo@donga.com·포도뮤지엄 제공
서울 용산구 티앤씨재단에서 17일 만난 미술가 최수진(위 사진 왼쪽)과 나이트오프의 이능룡(위 사진 가운데), 이이언. 이들은 제주 포도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기획전에서 전시 주제를 담은 동명 뮤직 애니메이션(아래 사진)을 제작했다.김동주 기자 zoo@donga.com·포도뮤지엄 제공
지워지고 번진 흔적이 그대로 남은 목탄 그림이 흐르듯 움직이고, 음악은 ‘우리를 갈라놓고 가로막기에 바다는 너무 얕다’고 위로한다.

제주 포도뮤지엄에서 볼 수 있었던 뮤직 애니메이션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의 음원이 전시 1년 만에 공개됐다. 동명 기획전의 취지를 담아 미술가 최수진과 음악가 나이트오프가 협업한 작품이다. 음원 공개 후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개인 플레이리스트에 이 곡을 포함시키며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최수진과 나이트오프를 17일 서울 용산구 티앤씨재단에서 만났다.

포도뮤지엄의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전은 이주민과 디아스포라(이산)가 겪는 어려움을 담았다. 전시의 취지를 음악과 영상으로 압축해 담은 것이 최수진과 나이트오프의 동명 작품이다. 나이트오프는 밴드 ‘못(Mot)’의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이이언과 ‘언니네이발관’의 기타리스트 이능룡이 결성한 듀오다.

세 예술가는 각자의 특성을 조금씩 양보하며 협업을 통해 작품을 만들었다. 색채가 돋보이는 회화 작업을 했던 최수진은 흑백 목탄에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그렸고, 개인의 내밀한 감정을 다뤘던 나이트오프는 보편적 사랑을 이야기했다. 이능룡은 “평소에는 음악을 먼저 만들고 영상을 제작했는데, 이번에는 함께 완성해 나가는 방식이어서 너무 우리의 색깔로 나아가지 않게 절제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영상은 마을에서 쫓겨난 주인공이 물에 빠진 강아지를 구하고, 이를 통해 배척당하던 마을에서 이해받는 내용을 그린다. 최수진은 4개월간 매일 목탄 그림 7000컷을 그리고, 이 중 4000컷을 영상에 사용했다. 그는 “그동안 목탄과 지우개 가루로 작업실이 가득 찼다”며 웃었다. 그리고 지우고 또 그리며 계속되는 영상은 ‘우린 다르기엔 너무 같다’는 노래 가사처럼 모든 이야기를 하나로 이어준다. 그는 “사람 사이의 장벽을 허무는 과정을 담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가사를 쓴 이이언은 난민뿐만 아니라 소수자를 위한 노래, 더 나아가 사랑 노래로 들리길 바랐다고 했다. 그는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노래를 만들면 자칫 투박한 구호처럼 될 수 있어 조심스러웠다”며 “지금까지 한 가사 작업 중 가장 오래 걸리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노래에서 ‘오래된 오해들을 웃어버려요’라는 부분은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날려 버린다는 의미도 되지만 연인의 화해로도 들린다. 그는 “사람들의 감정을 어루만지는 곡이 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음원으로 공개된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는 8월 초 300장 한정판 LP로 발매된다. 포도뮤지엄의 동명 전시는 9월 3일까지 이어진다.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최수진 작가#듀오 나이트오프#협업#뮤직 애니#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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