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의 산’ 롯데월드타워와 문필봉[안영배의 웰빙풍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4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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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흉상 뒤로 보이는 생가(추원재)는 배산임수가 뛰어난 명당 터다.  안영배 기자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흉상 뒤로 보이는 생가(추원재)는 배산임수가 뛰어난 명당 터다. 안영배 기자
경남 밀양에는 조선 성리학의 거두이자 문장가인 점필재 김종직(1431~1492년)의 생가가 있다. ‘추원재(追遠齋)’라 불리는 이 집은 1389년 그의 부친이자 유학자인 김숙자가 지었다. 김종직은 이곳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일생을 마쳤다. 현재의 고택은 여러 차례 전란 등으로 허물어지고 낡은 집을 1800년에 새로 개축한 것이라고 한다.

명당 터인 추원재에서 특히 눈여겨볼 만한 곳은 대문이다. 집 안쪽에서 활짝 열어젖힌 대문으로 시선을 옮기면 대문 사이로 삼각형 모양의 산이 정면으로 보인다. 서예를 할 때 쓰이는 붓처럼 생긴 산이라고 해서 문필봉(文筆峰)이라고 부른다. 이 고택은 대문을 통해 문필봉 기운이 온전히 들어오도록 ‘문필봉 뷰(view)’를 강조한 배치가 특징으로 꼽힌다.

김종직  생가의  대문 사이로 삼각형 모양의 문필봉이 정면으로 보인다.  안영배 기자
김종직 생가의 대문 사이로 삼각형 모양의 문필봉이 정면으로 보인다. 안영배 기자
풍수에서는 명당 터에서 ‘잘생긴’ 문필봉이 보일 경우 과거 급제, 문장가나 대학자 출현 등을 암시한다고 해석한다. 그러니 이 집은 후손 중 뛰어난 인물의 출현을 기대하는 염원이 담겨 있고, 실제로 김종직 같은 성리학자가 배출됐다.

이런 배치는 조선 사대부들의 집에서 매우 유행했던 듯하다. 김종직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개실마을(경북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의 점필재 종택(1800년경 건립, 1878년 중수) 역시 대문 사이로 문필봉이 뚜렷이 비친다. 마치 한 마리 학이 집으로 날아드는 것처럼 문필봉의 기운이 대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듯하다. 한양대 대학원에서 풍수학을 강의하는 박정해 교수는 김종직의 종택을 두고 청학귀소(靑鶴歸巢·청학이 둥지로 날아옴)형 명당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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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문필봉#롯데월드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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