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하인이 소리 없이 웃었다’…요즘 시대 맞게 수정된 말은?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29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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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출간된 영국 추리소설의 대가 애거사 크리스티(1890~1976)의 작품 내용 중 인종 차별적 표현 등의 어휘가 시대에 맞게 수정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크리스티의 소설을 2020년부터 출간해온 영미권 최대 출판사 하퍼콜린스가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와 미스 마플 시리즈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삭제하거나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를테면 “‘흑인 하인이’ 침묵이 필요할 때 ‘소리 없이 웃었다’”는 표현에서 ‘흑인’이라는 단어가 생략됐고, ‘소리 없이 웃었다’는 ‘고개를 끄덕였다’로 변경됐다. 이 밖에도 크리스티의 데뷔작 ‘스타일즈 저택의 괴사건’에서 포와로가 한 등장인물에게 ‘유대인’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삭제됐다.

작품 내에서 한 여성을 ‘집시 유형’으로 표현한 부분도 ‘젊은 여성’으로 바뀌었고 유랑민족 롬인에 대한 경멸적 표현인 ‘집시’는 전부 대체됐다. 1937년에 발표된 소설 ‘나일강의 죽음’에서 앨러튼 부인이 어린이들을 향해 “그들의 눈은 그저 역겹고 코도 그렇다”라고 표현한 문장도 삭제됐다.

과거 문학작품속 표현을 수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아동문학 거장 로알드 달의 소설 ‘찰리의 초콜릿 공장’과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는 현대적인 감각에 맞춰 ‘뚱뚱한’을 ‘거대한’이라는 표현으로 바꾸는 등 큰 폭의 수정이 이뤄졌다.

당시 살만 루슈디와 필립 풀먼 작가 등 일각에서는 이러한 수정 작업이 “지나친 검열”이라고 비판을 제기했고,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러한 수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문학계를 넘어 사회 각계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펭귄 출판사는 작품 속 표현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실린 ‘로알드 달 클래식 컬렉션’을 출간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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