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미술 상징 조선시대 ‘달항아리’, 美서 60억원에 낙찰…최고가 경신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22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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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달항아리, 조선시대 (18세기), 높이 45.1cm. 크리스티 CHRISTIE‘S 제공
백자 달항아리, 조선시대 (18세기), 높이 45.1cm. 크리스티 CHRISTIE‘S 제공
18세기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한 백자 달항아리가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달항아리 최고가를 경신했다.

22일 크리스티는 지난 21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 록펠러센터에서 진행한 한국 고미술품 경매 결과 18세기작 달항아리가 456만달러(약 59억6500만원)에 낙찰됐다고 누리집을 통해 밝혔다.

이는 크리스티가 예상한 낙찰가 100만~200만달러(약 12억~25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생김새가 달덩이처럼 둥그렇고 원만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달항아리는 한국 미술의 영원한 아이콘으로 통한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는 ‘잘생긴 맏며느리 같다’고 했고,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수화 김환기는 본인 스스로를 ‘항아리 귀신’으로 칭할 정도로 달항아리를 예찬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지난 2005년 개관 특별전으로 달항아리전을 선보였다. 딱 9점의 달항아리만 전시하면서 “세계 도자사상 이처럼 거대한 둥근 항아리가 제작된 예는 조선백자 달항아리 이외에 찾아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달항아리는 7점이다.

이런 이유로 달항아리는 경매에 나올 때마다 수십억원에 낙찰되는 기록을 써내려갔다.

2019년 6월 서울옥션은 도자기 경매가 상위 10개 작품을 공개했는데, 1~3위가 모두 ‘달항아리’였다. 낙찰가는 당시 환율 기준으로 3위가 17억7480만원(홍콩경매), 2위가 24억7640만원(홍콩경매), 1위가 31억원이다. 31억원은 국내 경매에서 거래된 달항아리 최고가 기록이다.

크리스티에 따르면 이번 경매에서 낙찰된 달항아리는 근 10년간 경매에 나온 달항아리중 가장 훌륭한 작품이다.

높이가 45.1㎝로 시중에 거래되는 대부분의 달항아리보다 큰데, 이런 크기의 백자는 제작에 높은 온도와 장인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해 적게 생산됐다. 제작 이후 보수 흔적이 없던 점은 가치를 끌어올렸다.

또 단색의 담박함과 순수함은 18세기 유행했던 내면을 중시하는 유교 사상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번 거래는 일본인 개인 소장자가 경매에 내놓으면서 성사됐다.

이번 경매에서는 이보다 작은 높이인 30.2㎝의 달항아리가 10만800달러(약 1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유럽 소장자가 내놓은 박수근의 1962년작 ‘앉아있는 세 여인’은 44만1000달러(약 5억8000만원)에, 겸재 정선의 ‘산수도’는 3만7800달러(약 490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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