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 독도 옛 이름 로마자로 쓴 조선전도 유럽에 전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2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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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신부가 1845년 제작한 조선전도에 나오는 울릉도와 독도. 오른쪽에 표기된 ‘Ousan’은 독도의 옛 이름 ‘우산’을 로마자로 옮긴 것이다.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김대건 신부가 1845년 제작한 조선전도에 나오는 울릉도와 독도. 오른쪽에 표기된 ‘Ousan’은 독도의 옛 이름 ‘우산’을 로마자로 옮긴 것이다.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한국 최초의 신부이자 순교자였던 김대건 신부(1821~1846)는 독도를 로마자로 쓴 조선전도(朝鮮全圖)를 손수 만들어 유럽에 전파했다. 이 지도는 독도뿐 아니라 조선팔도의 지명을 로마자로 표기한 최초의 지도로 알려져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최근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 연구’ 보고서를 펴내며 김대건 신부가 1845년 제작한 조선전도가 유럽 지리 정보에 끼친 영향력을 분석했다. 특히 김대건 신부는 이 지도에 독도의 옛 이름인 우산(于山)을 로마자 ‘Ousan’이라고 명확히 적었다. 독도 바로 왼편에는 ‘Oulnengtou(울릉도)’도 함께 표기했다. 다른 산이나 강의 이름은 적지 않은 반면 울릉도와 독도를 특별히 기록한 건 독도가 조선의 땅이라는 사실을 밝히려는 의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또 “김대건 신부가 제작한 조선전도는 프랑스 파리외방교회에 전해져 유럽 지리학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프랑스 지라학자 말트 브렁은 1856년 펴낸 ‘세계지리’ 3권 215쪽 아시아 편에서 김대건 신부가 그린 조선전도의 지명 등을 축약해 정리했다. 프랑스 지리학자 루이 니콜라 베서렐이 1857년 펴낸 ‘세계지리대사전’에도 김대건 신부가 조선전도에 표기한 조선 8도의 로마자 표기가 그대로 나온다. 로마자로 전한 최초의 조선전도가 19세기 유럽 사회에 조선을 인식시킨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김대건 신부가 파리외방교회에 전한 조선전도는 프랑스 해군을 거쳐 현재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1978년 고 최석우 몬시뇰이 처음 발견해 존재가 알려졌다. 최석우 몬시뇰은 1996년 김대건 신부 순교 150주년을 기념해 조선전도 원본을 복사한 뒤 국내로 들여와 서울 마포구 순교박물관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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