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위 ‘예술나무운동’에 꽃이 피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문화예술 후원 10년간 2237억 모금
유망주 키우고 사회적 기업 지원

허지혜컴퍼니가 지난해 4월 서울 종로구 국립서울농학교에서 공연 ‘소리꽃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허지혜컴퍼니가 지난해 4월 서울 종로구 국립서울농학교에서 공연 ‘소리꽃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팀의 멤버인 피아노 연주자와 이전에 팀원이었던 드럼 연주자에게는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가 있어요. 둘 다 어릴 때 경제적으로 어려워 수술을 제때 받지 못했죠. 이들을 통해 결심했어요. 음악을 통해 가치 있는 일을 하기로요.”

가야금 해금 첼로 피아노 드럼 연주자 5명으로 구성된 사회적 기업 ‘허지혜컴퍼니’의 대표 허지혜 씨(43)는 3년 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의 ‘ARKO크라우드펀딩 매칭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예술위의 후원사업 ‘예술나무운동’의 프로그램 중 하나다.

허지혜컴퍼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모금을 진행했고, 3년간 총 1만1292명의 후원으로 800만 원이 모였다. 예술위가 매칭으로 지원한 150만 원을 더해 총 950만 원이 마련됐다. 허 대표는 “이 기금으로 청각장애 아동 3명에게 보청기를 지원했다”며 “아이들이 ‘새 보청기를 끼니 소리가 잘 들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해 뿌듯했다”고 말했다.

예술위는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를 위해 2012년부터 예술나무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을 ‘우리가 키워야 할 나무’로 형상화해 예술위 홈페이지에서 ‘예술나무 1그루’당 3000원씩 후원할 수 있다. 개인, 단체, 기업 후원 등을 합쳐 10년간 총 2237억 원이 모였다. 2017년부터는 카카오 등 플랫폼의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기부금 후원을 받고 있다. 최근까지 19만 명이 참여해 총 6억 원가량을 모금했다. 예술위는 이렇게 조성한 후원금으로 예술 유망주를 육성하고 예술 분야의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회화, 사진, 시각디자인, 영상, 일러스트, 전시기획자 등으로 구성된 예술인 축구동호회 CFC도 재능기부로 신진 예술인을 지원했다. 2021년 CFC 회원 30여 명이 나이키 에어포스1 운동화에 개성 있는 디자인을 담아 서울 마포구 무신사 테라스 홍대에서 한 달간 전시했다. 해당 운동화를 판매한 수익금 230만 원 전액을 예술나무운동에 전달했다. CFC 멤버인 문현철 갤러리 CDA 대표는 “취업하지 않고 작품 활동만 하는 미술 전공자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며 “저 역시 그런 경험을 했기에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예술나무운동을 통해 예술위는 2017년부터 예술 영재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바이올린, 피아노, 발레 등 5개 분야 영재 12명에게 후원금을 전달했다. 이들 중 박재홍 씨(24)는 2021년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를 거머쥐었고 4개 부문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순수예술 분야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 예술가들이 정부나 단체의 지원 없이 활동하기 쉽지 않다”며 “예술인 후원 제도를 범국민적으로 전개해 예술가들이 마음껏 활동하고 국민은 예술을 더 많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문화예술 후원#예술나무운동#예술인 후원 제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