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대담한 ‘핫’ 패션 트렌드, 서울패션위크에서 만나보자[스타일리스트 임승희의 패션키워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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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임승희 인덕대 방송뷰티학과 교수
임승희 인덕대 방송뷰티학과 교수
보기만 해도 설레고 듣기만 해도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 ‘2023 S/S 서울패션위크’가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찾아왔습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선 K패션의 주역인 패션피플이 오가고 화려한 런웨이가 펼쳐졌는데요. 디자이너의 감성을 담은 개성 있는 스타일과 다채로운 색감, 역동적 에너지의 퍼포먼스까지 생동감 넘치는 현장이었습니다. 업사이클링 소재를 적극 사용한 에코 컬렉션도 등장해 전 세계적 이슈인 환경보호 메시지를 더했습니다.

다양한 소재를 통해 보여준 해체주의 패션도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옷 구조를 재구성함으로써 극적인 비대칭을 강조했는데요. 구조적 미학을 살린 블랙슈트도 다양하게 선보였습니다. 한편에선 소녀 감성 가득한 러플 디테일로 화사함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프린트패턴 트렌드와 젠더뉴트럴 등 다양성과 트렌디함이 가득했던 2023 S/S 서울패션위크. 그 뜨거웠던 현장에서 K패션의 글로벌 현주소까지 목격했는데요. 날씨까지도 청명했던 DDP에서 담뿍 담아온 생생한 패션키워드 지금 시작합니다.

#블랙슈트


송지오
서울패션위크의 오프닝을 장식한 ‘송지오’는 차승원의 올블랙슈트로 시작을 끊었습니다. 아방가르드한 테일러링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블랙의 강한 매력에 빠져들게 했는데요. 다른 디자이너들 역시 블랙이 가진 시크함과 클래식함을 다채롭게 해석한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얼킨’은 컷아웃(구멍내기)과 볼륨감 있는 실루엣으로 블랙슈트를 힙하게 변신시켰습니다. ‘빅팍’의 무대에선 다양한 턱시도가 소개됐습니다. 와이드핏 블랙재킷과 벌룬스커트를 매치해 정제되면서도 틀에서 벗어난 모던한 무드를 표현해줬습니다. 일상적이면서 독창적 디자인의 블랙슈트로 시크한 나를 만나볼 때입니다.

#해체주의와 재구성


얼킨
새로운 아이디어로 대담하게 실험하면서도 절충하는 패션 트렌드가 대세입니다. 해외에서도 독특한 색 조합과 예술적 디테일이 담긴 컬렉션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번 패션위크에서도 해체주의와 재구성의 컬렉션을 만났습니다. 얼킨은 ‘금복주’와 협업한 봄버 재킷에다 군복 패턴을 입힌 컷아웃 디테일 원피스, 그리고 검정색 가죽 롱부츠를 매치해 독특하고 실험적인 패션을 제시했습니다. 송지오에서는 언밸런스하면서도 딱 떨어지는 슈트를 선보이며 절제된 남성미와 예술적 감성을 모두 잡았습니다. 질서와 무질서가 공존하는 이중성의 미학을 극대화하는 위트있는 디자인에 도전해 보세요.

#러플디테일


정희진
살랑살랑 봄바람과 함께 하늘하늘 시폰 소재 티어드(tiered·층이 진) 스커트가 컬렉션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시폰 소재와 사랑스러운 러플디테일, 프린트패턴이 만나 신선한 감성을 그려냈는데요. 파스텔과 러플이 만날 때는 사랑스러움이 강조됐습니다. 러플에 가죽을 접목시키면 개성 있는 해석이 가능하답니다. 봄이 오는 소리가 벌써 들리시나요? 러플 디테일이 들어간 시폰 원피스 한 벌 준비해 보시는 건 어떠세요. 가장 사랑스러운 봄을 맞이하게 되실 거예요.

#트롱프뢰유


다양한 색감과 테크닉으로 제작한 프린트패턴이 올해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여겨볼 프린트 패턴이 있습니다. 초현실주의적 표현기법인 ‘트롱프뢰유(trompe l‘oeil·눈속임)’입니다. 옷에 벨트 프린팅을 넣어 마치 벨트를 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죠. 실제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페이크 패턴에다 구조적 디테일과 창의적인 드레이핑을 더하면 기발한 디자인이 탄생됩니다. ‘성운 윤’의 컬렉션은 불완전함이 그 자체로 갖는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완전무결한 블랙 재킷 한가운데 건물 단면의 불안한 구조를 형상화해 불완전함을 강조했습니다. 안도감과 불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예술입니다.

#젠더뉴트럴


얼킨
젠더리스 트렌드의 영향으로 남녀 간 경계를 허무는 젠더뉴트럴(gender-neutral)이 급부상 중입니다. 유니섹스와 비슷한 듯하지만 젠더뉴트럴은 보다 개인의 취향에 집중했습니다. 즉,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을 개인 취향대로 살린 패션입니다. 서울패션위크에서도 취향을 중심에 둔 젠더뉴트럴 패션을 대거 선보였는데요. ‘워브먼트’는 러플 달린 파스텔 색상 트랙슈트와 넉넉한 품의 올블랙 롱코트를 매치해 성별 고정관념 대신 취향을 따랐습니다. 그밖에도 런웨이마다 주름스커트, 꽃무늬 트랙슈트 등 키치하면서도 경쾌한 디자인을 속속 제시했습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끽하고, 3년 만에 만난 서울패션위크의 훈훈했던 열기가 지금도 뜨겁게 느껴집니다. 온라인에서나 간접적으로 만나던 패션 트렌드를 같이 호흡하고 즐기다 보니 ‘꾸안꾸’ 방구석 패션이 아닌 ‘꾸꾸’ 패션의 진수를 맛보았네요. 대담해진 액세서리부터 구조적 실루엣, 화려한 프린트패턴까지. 뻔하지 않고 ‘fun’한 패션을 만나볼 준비를 해봐야겠어요. 따뜻한 봄을 기약해 봅니다.

임승희 인덕대 방송뷰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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