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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사과껍질-폐그물-페트병 입는다…‘힙환경 패션’ 열풍

입력 2022-05-29 13:27업데이트 2022-05-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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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피망, 당근, 콩….

친숙한 텃밭 식물들이 티셔츠 안으로 들어왔다. 블랙야크 키즈가 다음달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기념해 선보인 티셔츠 디자인이다. 국내에서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서 만든 재생섬유인 K-rPET(케이-알피이티)로 만들었다. 티셔츠 한 벌에 500ml 투명 페트병 약 15개가 재활용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하면 토마토, 상추 씨앗도 증정한다. 블랙야크 키즈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페트병이 티셔츠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반려식물을 키우면서 환경의 의미를 몸소 느끼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친환경을 넘어 환경을 위한 행동 자체를 ‘힙(hip)’하다고 생각하는 ‘힙환경’ 시대를 맞아 폐 그물로 만든 의류, 사과 껍질로 만든 가방 등의 친환경 패션 아이템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다음달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패션업계가 친환경 소재로 만든 제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해양 플라스틱, 광화문 글판 현수막의 변신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최근 해양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네파 그린마인드 폴로 티셔츠’를 선보였다. 해당 원사는 일반 폴리 대비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70%, 물 소비량을 86%, 탄소 배출량을 75% 줄여준다. 옷에 달려 있는 태그(tag)에는 옷을 만드는 데 사용된 재활용 페트병 개수를 표시해 환경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메시지를 건넨다.

광화문 글판 현수막, 버려진 사과 껍질 등 기상천외한 소재도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된다. 업사이클링 브랜드인 누깍은 교보생명과 함께 광화문 글판 소재를 재활용한 메신저 백을 내놓았다. 재료 특성상 디자인과 색이 같은 제품은 하나도 없다. 가방 끈은 자동차 안전벨트를 재활용했다. 판매 수익금은 모두 환경단체에 기부된다. 비건 패션 브랜드 마르헨제이가 올 초 선보인 쿼츠백은 잼, 주스 등을 만들고 난 후 버려지는 사과 껍질의 섬유질에서 추출한 순수 펄프로 만들었다. 출시 한 달 만에 1만 점 이상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는 바다에 버려진 폐 그물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나일론,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를 사용하는 등 올해 봄여름 시즌 친환경 제품을 94%까지 확대했다. 이외에도 재배 시 화학 비료나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 오가닉 코튼, 옷을 만든 후 필요한 원단만 염색하는 가먼트 다잉 등 친환경 소재와 공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패션 재고’도 남김없이 재활용


2012년 코오롱 FnC가 선보인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는 패션 브랜드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재고 활용 솔루션을 제안하는 브랜드다. 폐기 직전의 재고를 재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든다. 래코드가 최근 10년 간 사용한 재고 의류 수는 약 2만7000장에 달한다. 나이키, 타미 진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도 진행한다. 이달에는 타미 진스의 티셔츠 재고를 재료로 사용한 ‘래코드 바이 타미 진스’를 공개했다. 2020년 나이키와 함께 전개한 ‘래코드 바이 나이키’에 이어 두 번째 글로벌 브랜드 협업 프로젝트다.

노스페이스는 최근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스니커즈 ‘헥사 브이투’를 출시했다. 공장에서 재단하고 남은 가죽 조각을 재활용한 리사이클링 가죽을 갑피(겉감)에 적용하고 인솔(안창)에는 천연 메리노 울 소재를 적용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환경을 위한 행동 자체를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늘면서 패션업계도 패션이 낭비가 아닌 ‘가치 소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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