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멘토’ 오은영에게 털어놓은 ‘어른이’들의 인생 고민은…

김태언 기자 입력 2021-09-23 14:43수정 2021-09-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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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육아 멘토’로 불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56)가 모든 세대의 고민을 듣는 ‘전국민 멘탈 케어자’로 자리매김한다. 채널A에서 17일 시작한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매주 금요일 오후 9시 30분)는 기존의 ‘금쪽 시리즈’보다 세대와 장르를 넓혔다. ‘세상의 모든 어른이들을 위하여’라는 기획 의도답게 상담소를 찾은 게스트들은 이별, 사랑, 가족 등 저마다의 사연을 털어놓고 맞춤형 카운슬링을 받게 된다.

최근 전화 인터뷰로 만난 오 박사는 “시대적 사명을 부여 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아이들과 체벌에 대한 기본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고, 어느 정도 뿌리가 내려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제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로 당연시 여겨지는 청년들의 고충에 귀기울여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연속선상에서 생각해보면 청년의 어려움은 결코 중년, 노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금쪽 상담소는 공인을 게스트로 앞세우지만, 그들이 내놓는 고민은 모두의 이야기나 다름없다. 첫 방송에 출연한 가수 에일리가 대표적이다. 당당한 에너지를 풍기는 에일리는 방송에서 최초로 무대 공포증을 고백했다. 에일리는 루머가 생길까봐 외출을 자제한다고도 했다. 이에 오 박사는 “타인 민감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타인 민감성이란 인간관계에서 타인의 언어적·비언어적 신호에 반응하는 민감성의 정도를 뜻한다. 그러면서 “(에일리를)싫어하는 마음은 그 사람의 마음이니 그 사람 것은 주인에게 돌려줘라. 그것을 떠안지 마시라”고 말한다.

물론 오 박사도 이런 해법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SNS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는 비대한 반면 불특정한 사람들이 주는 자극을 잘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 박사는 이런 과정에서는 누구나 대체로 자신의 가치관을 잘 형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때 그는 한 사람을 포도송이에 비유하며 위로한다. “사람은 부분의 합이다. 어떤 알은 탱탱하고 또 다른 알은 껍질이 까지거나 아직 채 열매를 맺지 못한 것도 있지만 우리는 한 송이를 보고 싱싱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하나하나의 알을 모두 타인과 비교하게 되면 ‘나’라는 한 송이의 포도는 없어지고 알알이 헤쳐지면서 흔들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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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게스트의 생각을 온전히 따라간다. 침묵하면 기다리고, 말하면 듣는다. 서로가 서로의 상담사가 되어야 하는 이 시대에 오 박사가 건네는 첫 번째 팁 또한 ‘듣기’다. “인간은 어떤 삶을 살았든 열심히 살았다면 누구나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존중은 잘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것. 또 상담을 할 때 내담자에게 꼭 물어보는 질문으로 ‘그 상황에서 왜 그렇게 느꼈고, 행동했나요?’를 꼽았다. 그는 상대방의 마음을 따라가며 타인의 삶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경청해보길 권했다.

24일 방송에는 고 최진실 배우의 아들인 가수 지플랫과 초아가 게스트로 예고돼 화제를 모았다. 지플랫은 “지인과 대중 모두 ‘불쌍한 아이’가 아닌 꿈, 연애 등을 고민하는 한 20대 청년으로 봐주었으면 한다”며 “어머니와 함께 한 행복한 기억도 많으니 ‘힘내’ ‘슬퍼하지 마’라는 말보다 제 음악이 변변찮으면 따끔하게 충고도 해주셨으면 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오 박사는 기존 인터뷰에서는 털어놓지 않은 고민을 말해준 게스트들을 ‘조카’라고 불렀다. “제겐 상대방의 아픔을 듣는 게 힘들기 보단 되레 힘이 된다”는 오 박사는 5시간이 넘는 제작진과의 회의, 12시간이 넘는 촬영도 모두 즐겁다고 했다. 그는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같은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코로나19로 힘든 시대에 사는 힘든 사람들에게 한 방울의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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