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신임 음악감독, 핀란드 출신 피에타리 잉키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2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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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의 9대 음악감독으로 핀란드의 피에타리 잉키넨(41)이 선임됐다. 임기는 2022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3년. KBS교향악단은 2019년 요엘 레비 전 음악감독의 임기가 만료된 뒤 객원지휘 체제로 운영되어 왔다.

잉키넨은 핀란드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 지휘를 전공했으며 도이체 라디오 필하모니(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과 일본 저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로 재직 중이다. 그는 KBS교향악단을 2006, 2008년 객원 지휘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브람스 교향곡 1번 등을 지휘했다. 2018년 6월에는 도이체 라디오 필하모니와 내한연주를 가졌다.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잉키넨은 “KBS 교향악단은 강력한 개성이 있는 악단이며 지난해 콘서트에서 높은 수준과 강력한 성격을 느꼈다. 미래를 위한 놀라운 잠재력을 가진 악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뿐 아니라 한국 여러 곳에서 연주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면 해외연주 투어도 함께 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독일 일본 한국의 3개 악단을 통솔하게 된 데 대해 그는 “경력 초반에는 여러 악단을 객원으로 지휘했지만 지금은 거의 하지 않는다. 감독으로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신뢰를 쌓는 악단과 더 큰 음악적 발전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KBS교향악단의 정기회를 6회 지휘할 예정이며 이후 회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인 오스모 벤스케(68)도 시벨리우스 음악원 출신이어서 한국의 두 명문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을 핀란드 지휘자가 맡게 됐다. 잉키넨은 핀란드 지휘 전통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대해 비교적 길게 설명했다.

“핀란드는 작은 도시에도 음악원이 있습니다. 나도 인구 3만 명의 소도시에서 자라났지만 훌륭한 음악 교육을 받을 수 있었죠.” 그는 실력을 인정받은 지휘 지망생들이 헬싱키의 시벨리우스 음악원에 진학해 이 음악원 학생들로 구성된 ‘시벨리우스 아카데미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 ‘추락해도 안전한 항공기를 모는 것처럼’ 실질적인 오케스트라 통솔 체험을 할 수 있고, 졸업 후엔 핀란드 전국의 수많은 교향악단과 실내악단을 연주할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핀란드는 정부가 오케스트라 활동을 직접 지원하는 고마운 전통이 있지만 정부 기금이 고갈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콘서트들이 취소돼 핀란드 역시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회견에 참석한 KBS교향악단 남철우 사무국장은 “KBS교향악단 단원들 평균 연령이 42세다. 잉키넨과 동년배인 셈”이라며 “잉키넨을 통해 KBS교향악단이 젊은 감각의 진취적 오케스트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첫 번째 선임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잉키넨이 젊으면서도 시벨리우스 음악원이 명교수 요르마 파눌라로부터 14세 때 발탁돼 지휘 경력은 중견급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옥 KBS교향악단 사장은 “현재 악장 3명과 부악장 3명, 수석급 8명이 비어있다. 지난해 초 충원을 시도했지만 코로나19로 해외 연주자들이 오디션에 응하지 못해 연기됐다”고 밝혔다. 그는 “잉키넨 신임 음악감독과 협의해 코로나19 상황의 진전에 따라 가급적 빨리 공석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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