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인공지능, 너 누구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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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제 9단 ● 셰커 8단
본선 8강 2국 11보(139∼150)

상변과 중앙이 정리되면 바둑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다. 서로 크고 작은 실수를 범했지만 이렇게 균형을 맞춰 나가는 것을 보면 두 기사의 내공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백 42가 한눈에 들어오는 급소다.

흑이 45로 이을 수는 없다. 백 A로 젖힘 당하면 중앙이 꽁꽁 틀어 막힌다. 하여 흑 43으로 우형(愚形)을 감수하고 버텼지만 인공지능은 이 수를 문제 삼았다. 참고도처럼 중앙 흑 두 점을 버리고 두라는 게 인공지능의 추천도로 흑이 미세하게 앞서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1.4kg에 불과한 인간의 뇌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놀라운 발상이다.

백 44로 흑 45를 강요한 뒤 상변으로 향하는 커제 9단의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백 46으로는 B로 둬서 삭감하는 게 더 깔끔했지만 어차피 흑이 47로 48에 둬서 버티지 못했으니 탓할 수는 없다. 백 48, 50으로 연결해 가서는 오히려 더 잘된 모습으로 백이 승기를 잡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구기호
#바둑#제9회#응씨배#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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