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음악-팟캐스트 접목… 한국 이야기, 전세계에 통할것”

임희윤 기자 입력 2021-02-25 03:00수정 2021-02-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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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륙 스포티파이 음악사업부 공동대표
“인간-AI 협업해 최고의 음악추천… 72개국서 사랑받아온 케이팝도
전세계 청취자 만나는 새길 찾을것”
매리언 리 다이커스(왼쪽), 제러미 얼리치 스포티파이 음악사업부 공동대표. 창립자 겸 CEO 다니엘 에크에 버금가는 사내 ‘톱3’로 불린다. 이들은 최근 오디오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클럽하우스’ 열풍에 대해서도 “미래에 오디오 콘텐츠 산업이 얼마나 성장할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이자 현상”이라고 말했다. 스포티파이 제공
2006년 스웨덴 스톡홀름 변두리의 허름한 사무실에서 설립된 스포티파이는 불과 10년 만에 인류의 음악 청취 형태를 뿌리째 바꿔놓았다. 스티브 잡스가 이끈 애플의 아이튠스가 음원 다운로드를 내세울 때 다니엘 에크의 스포티파이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구했고 인공지능(AI)과 인간의 큐레이션 체계를 고도화해 세계 음원 플랫폼의 스탠더드를 만들었다. 전자제품이나 이동통신 회사에 속하지 않고 스트리밍에만 집중해 글로벌 1위로 성장한 것은 입지전적이다.

약 3억4500만 명이 7000만 곡을 이용하는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이달 1일 한국에 정식으로 상륙했다. 23일 오전 서울과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잇는 원격 화상 인터뷰를 했다. 매리언 리 다이커스, 제러미 얼리치 스포티파이 음악사업부 공동대표와 얼굴을 맞댔다. 두 대표는 “스포티파이의 미션은 전 세계 수백만의 아티스트가 자유롭게 창작하며 전 세계 청취자와 연결되도록 돕는 것, 인간이 가진 창의성과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 스포티파이가 93번째로 진출한 국가다. 한국교포 2세인 리 다이커스 대표에게 그 의미는 더 특별하다.

“1990년대 초반이죠. 어려서부터 DJ DOC, 신승훈의 카세트테이프를 들으며 컸습니다. 로스앤젤레스의 한국 음반 가게에 자주 갔어요. 카세트테이프, CD, MP3 시대를 거치며 제가 듣던 한국 음악이 케이팝으로 성장하고 스포티파이에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을 보며 감개무량했어요. 7년 반 동안 스포티파이에서 일하며 ‘K-Pop Daebak’ 같은 플레이리스트나 케이팝 섹션이 72개국에서 현지화돼 서비스되는 것을 봤죠.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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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치는 블랙핑크와 인연이 깊다. 2019년 스포티파이에 합류하기 전까지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인터스코프 레코드’의 최고재무책임자(CFO)였기 때문.

“블랙핑크가 인터스코프와 계약을 맺을 때 제가 참여했죠. 2년간 한국에 다섯 번 방문해 멤버들을 만났어요. 그들이 이제 가족처럼 느껴집니다. 고백컨대 저는 블링크(블랙핑크 열성 팬)예요.”(얼리치)

스포티파이는 종합 오디오 콘텐츠 기업으로 나아간다. 지난해 영국 해리 왕자 부부, 미셸 오바마의 오리지널(독점) 팟캐스트를 선보였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전설적 로커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대담하는 ‘Renegades: Born in the USA’, 워너브러더스 및 DC코믹스와 손잡고 선보일 오디오 슈퍼히어로물 ‘Batman Unburied’도 개봉박두다. 웹툰, 게임, 드라마, 영화가 발달한 스토리텔링의 보고, 한국 역시 스포티파이와 영혼의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얼리치와 저는 지난해 아시아 출장 때 ‘기생충’을 함께 보고 작품에 홀딱 빠졌어요. 한국시장에서는 지금 놀라운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금요일에는 ‘미나리’를 보러 가기로 했죠. 한국의 이야기가 전 세계에 통하고 있어요. 스포티파이에서는 음악과 팟캐스트를 창의적으로 접목할 겁니다. 한국의 음악도 전 세계 청취자와 만나는 새로운 경로를 발견할 수 있겠죠.”(리 다이커스)

스포티파이는 이르면 올해 안에 85개국 시장에 더 들어간다. 최대 178개국이 스포티파이를 쓰게 된다. 그러나 목표는 확장 아닌 상생, 더 나아가 국경 없는 음악 생태계 조성이라고 두 사람은 말했다.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의 수평화’는 뜻밖의 청취자와 아티스트가 즐거운 조우를 하게 해줄 연결자 역할에서 출발한다. 스포티파이를 통해 곡을 선보이는 창작자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Spotify for Artists)’ 기능은 올해 한국어 서비스를 개시한다.

“아티스트는 ‘캔버스’(노래와 함께 재생되는 짧은 영상)를 직접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투명성에 기반한 청취 그래프와 수치를 보며 각자 전략을 수립할 수 있죠. 한국의 숨어 있는 훌륭한 아티스트가 세계에 알려지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겁니다. 서울의 자기 방에서 혼자 음악을 만드는 어린아이가 주인공이 될지도 모르죠.”(얼리치)

두 사람은 음악 추천 시스템의 핵인 ‘에디토리얼 팀’의 실체도 공개했다.

“전 세계에 약 100명이 포진해 있습니다. ‘AI 대 인간’이 아닌 ‘AI와 인간’을 추구합니다. 인기 플레이리스트인 ‘RapCaviar’는 100% 인간의 손으로 만들죠. 세계 대중문화계의 흐름을 캐치하고 반영하는 인간의 숨결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인간의 지적 능력과 문화사적 지식이 AI의 알고리즘과 협업하는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는 세계 최고라 자부합니다.”(얼리치)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스포티파이#한국 상륙#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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