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철학의 언어로 표현한 테니스의 아름다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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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이론/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노승영 옮김/232쪽·1만4800원·알마

문외한에겐 ‘그깟 공놀이’일지라도 어느 경기장이든 공이 오가는 궤적을 따라 철학이 흐른다. 미국 현대 문학계에서 뛰어난 스타일리스트로 꼽히는 저자가 테니스의 매력을 종횡무진 써내려 간 에세이집이다.

주니어 테니스 선수였던 저자는 선수들의 자서전을 탐독하고 물리학의 법칙을 거스르는 프로 선수들을 주저 없이 신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우아하고 유려한 문체로 테니스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묘사하면서 인생에 대한 통찰을 곁들여 테니스를 모르는 사람들도 열성 팬으로 바꿔 놓기에 충분하다. 로저 페더러를 소재로 쓴 마지막 장 ‘살과 빛의 몸을 입은 페더러’는 천재의 플레이를 보는 것을 종교적 경험에 비유한다. 저자는 찰나의 순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초월의 경험을 ‘페더러 모먼트’로 규정한다. 어느 스포츠의 팬이든 당대 최고의 경기를 본 경험이 있다면 저자의 테니스 예찬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끈이론#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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