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동서양 세계관 뒤섞인 SF의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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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폭스 갬빗/이윤하 지음·조호근 옮김/496쪽·1만7000원·허블

미국에서 온 공상과학(SF) 소설이지만 제목의 나인폭스는 구미호를 가리킨다. 저자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자란 한국계 미국인이다. 우주전쟁을 다루되 곳곳에 동양적인 세계관과 소재를 심어뒀다. 책이 기존의 서양 SF물과 다른 질감을 주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의 구미호 민담의 영향을 받았다. 등장인물들은 깻잎나물과 양념한 양배추 절임(김치)을 좋아한다. 역법이 주요 소재로 쓰였다. 육두정부, 경계면 탈곡기, 배제포, 온화포 같은 소설 속 명사와 설정은 스타워즈와 삼국지가 섞인 듯 묘한 느낌을 준다.

이런 요소들이 건조한 문체를 만나 때로 흠도 된다. 흥미진진해야 할 전투 장면이 종종 너무 관념적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나인폭스 갬빗#이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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