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채가 또 다녀왔다” 70일간의 코카서스 여행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14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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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혹의 땅, 코카서스 (현경채 저|띠움)

배낭 속에 음악을 담아와 국내 음악 팬들뿐만 아니라 인문학 마니아들까지 매료시켰던 저자가 이번엔 코카서스를 메고 돌아왔다. 여행 중에 만난 음악 이야기를 다룬 베스트셀러 ‘배낭 속에 담아 온 음악’ 이후 3년 만이다.

음악인류학 박사이자 음악평론가, 방송인, 대학교수인 저자 현경채가 가장 사랑하는 ‘직함’은 아마도 여행가가 아닐까. 배낭에 음악을 잔뜩 담아 들고 돌아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지난해 여름에는 훌쩍 남미로 떠나더니 겨울에는 태국에서 두 달이나 살았다.

그리고 이 책. 일명 코카서스 3국으로 불리는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이다. 58세의 나 홀로 여성 여행자는 코카서스 3국을 70일간 돌며 정보와 감상을 동시에 잡아왔다. 현지 음식보다 음악에 먼저 푹 빠지는 음악학자의 눈으로 코카서스의 명소를 설명한다.

직접 다녀온 식당과 숙소의 깨알정보는 학자가 아닌 진짜 여행자의 날것이다. 여행 사이트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맛집, 현지인이 추천한 음식들의 목록을 여행수첩 코너에 실었다. 여행지에 만난 사람들과의 일화는 코카서스를 이웃집처럼 훈훈하게 느끼게 해준다.

작가가 다녀온 도시들을 지도에 표시한 ‘한눈에 보는 코카서스 3국’ 코너는 여행 루트를 짜는 이들에게 든든한 조언자가 된다.

여행가와 학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저자가 음악 이야기를 빼놓을 리 없다. 코카서스 3국은 깜짝 놀랄 만큼 뛰어난 음악을 보유한 나라들이다. 아르메니아는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등장한 관악기 두둑의 명인이 탄생한 나라이고 아제르바이잔은 음유시인의 음악 아쉭크가 유명하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무감을 보유한 나라이기도 하다.

역사, 문화, 예술 중 이 빠진 군데가 하나도 없는 코카서스 3국 70일간의 여행기. 무서운 책이다. 읽고 있으면 밥 먹다가도 코카서스로 달려가고 싶게 만들어버린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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