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까지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열리는 ‘애니 앨버스’ 회고전 입구. 커다란 베틀 뒤로 액자 속에 놓인 애니 앨버스의 직조 예술 작품이 보인다. TATE 제공
회화 작품도, 조각 작품도 없다. 커다란 베틀이 덩그러니 놓여 관객을 맞이할 뿐이다. 그 왼쪽에는 이 베틀로 천을 만든 공방 직원이 활짝 웃는 사진이 커다랗게 걸려 있다.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리고 있는 ‘애니 앨버스’ 회고전 전시장 입구의 독특한 풍경이다.
모더니즘 예술가 애니 앨버스(1899∼1994)의 전시장에 베틀이 등장한 이유는 그녀의 예술 재료가 바로 실과 천이기 때문이다. 남성 예술가가 물감으로 추상화를 그렸다면, 앨버스는 도안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베틀로 실을 엮으며 천으로 추상 예술을 했다.
27일까지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열리는 ‘애니 앨버스’ 회고전 입구. 커다란 베틀 뒤로 액자 속에 놓인 애니 앨버스의 직조 예술 작품이 보인다. TATE 제공전시장 입구를 지나자 액자 속 그림 대신 다양한 색깔과 패턴의 직물이 나타났다. 가방과 스카프, 카펫에서 볼 수 있는 패턴 있는 천을 액자에 넣어 벽에 세로로 걸자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보였다. 관객들은 리드미컬하게 배치된 색면과 실의 매듭으로 꼬불꼬불 그려진 선을 따라가며 새로운 추상화를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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