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스님 “명상마을 세우는 봉암사, 세계명상 중심지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조계종 수좌회 공동대표 의정스님
300명 수련 가능한 시설 12일 착공

“얼마 전 입적한 오현 스님은 수행자에 대한 애정이 깊었습니다. 노스님들이 기거하며 수행할 원로선원 설립 계획을 밝히자 스님은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0억 원을 흔쾌히 기부했습니다.”

4일 ‘문경세계명상마을’ 상임추진위원장이자 선원수좌회 공동대표인 의정 스님(사진)의 말이다. 의정 스님은 이날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오현 스님의 통 큰 기부를 언급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표적 선승으로 꼽히는 인천 용화선원 송담 스님은 간화선 부흥과 수좌(首座·참선 위주로 수행하는 승려)를 위한 수행, 복지시설 조성을 위해 15억 원과 경기 양평의 땅 53만 m²(16만 평)를, 대표적인 선화가로 올 3월 입적한 범주 스님도 생전 자신의 작품들을 기증했다.

12일 오전 11시 경북 문경시 봉암사 인근에서 기공식을 갖는 명상마을은 원로들의 드러내지 않는 기부가 큰 힘이 됐다는 게 의정 스님의 설명이다.

명상마을은 봉암사와 선원수좌선문화복지회가 한국 전통의 참선명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사찰 아래 마을에 건립한다. 봉암사는 1년에 하루, 부처님오신날에만 일반인에게 문을 여는 조계종 유일의 종립선원이다. 1947년 성철 향곡 청담 법전 스님 등이 모여 수행에만 몰두한 ‘봉암사 결사’로도 알려져 있다.

명상마을의 총 건축 연면적은 1만1000m²(약 3360평)로 300명이 동시에 숙식하며 수련할 수 있는 시설로 계획돼 있다. 공간들은 전통사찰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현대 건축으로 2021년 완공 예정이다. 명상실과 무문관, 전시관, 걷기명상코스 등 선(禪) 문화를 체험하는 전문 시설이 들어선다.

의정 스님은 “오랜 수행의 전통이 살아 있는 곳이 봉암사”라며 “명상마을 건립으로 봉암사 일대가 한국 불교뿐 아니라 세계 명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의정스님#문경세계명상마을#봉암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