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바라는 마음에 ‘자장가’ 담았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33번째 정규앨범 낸 70세 정경화… 한국판에 ‘사랑의 인사’ 다시 실어

고희 기념 33번째 발매 앨범을 들고 미소 짓는 정경화. 그는 “큰 아들이 결혼했는데 아직 손주가 없다. 손주를 얻고 싶어 브람스의 자장가를 앨범에 담았다”고 말했다.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고희 기념 33번째 발매 앨범을 들고 미소 짓는 정경화. 그는 “큰 아들이 결혼했는데 아직 손주가 없다. 손주를 얻고 싶어 브람스의 자장가를 앨범에 담았다”고 말했다.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솔직히 ‘레전드’란 얘기를 들으면 어쩔 줄 모르겠어요. 음악은 여전히 힘들어요. 아니, 점점 더 어렵습니다.”

27일 서울 종로구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정경화(70)의 ‘아름다운 저녁(Beau Soir)’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는 숫자 ‘70’ 장식물이 꽂힌 케이크의 등장으로 시작했다.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난 정경화는 26일 칠순을 맞았다. 33번째 정규앨범을 소개하는 자리였건만 ‘바이올린의 거장’은 긴 세월 그가 걸어온 길을 반추하는 듯했다.

6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켜온 그는 “30대에 두 아들을 낳으면서 음악행보에 제약에 생겼지만 음반작업은 꾸준히 했다”며 “매번 혼을 다하다보니 어느새 33번째다. 음반은 녹음할 때마다 새롭고 힘들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저녁’은 프랑크, 드뷔시, 포레 등 프랑스 대표 작곡가의 작품으로만 구성했다. 7년간 정경화와 음악적으로 동고동락해온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 함께했다. 프랑스 작곡가 곡으로 완성한 음반은 이번이 세 번째. 정경화는 “포레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은 처음으로 녹음했다. 어릴 때부터 접근하기 어려웠던 곡인데 케빈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한국판 앨범에는 특별히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실렸다. 1987년 발매한 앨범 ‘콘 아모레’에 수록해 국내에서 사랑받았던 곡을 31년 만에 다시 녹음한 것. 그는 “모든 연주에는 연주자의 감정과 상황이 그대로 녹아 있다”며 “30대와 70대의 정경화가 들려주는 ‘사랑의 인사’가 어떤지 비교해 보시라”고 제안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과거의 연주는 정열적이고 이번 연주는 안정적이고 편하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음악은 위로예요. 위로를 잘하려면 오로지 듣는 귀, 즉 관중만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관중을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관중을 위로하기 위해 1만 %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정경화#아름다운 저녁 앨범 발매#정경화 칠순#사랑의 인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