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세계화 반작용으로 힘 얻은 유럽 극우파

  • 동아일보

◇유럽의 극우파들/장 이브 카뮈, 니콜라 르부르 지음/은정 펠스너 옮김/400쪽·3만8000원·한울아카데미

유럽 급진주의 단체를 연구해 온 전문가들이 극우주의의 계보와 다양한 스펙트럼을 분석한 연구서다.

올 5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는 이민 반대와 유럽연합 탈퇴를 내세운 국민전선(FN) 후보 마린 르펜이 33.9%를 득표했다. 9월에는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독일 연방 의회에 입성했다. 유럽에서 양당 체제가 무너지면서 극좌와 함께 극우의 부상이 심상치 않다.

책은 201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나타난 극우주의를 세 가지 모델로 분류한다. 네덜란드의 자유당은 이슬람 혐오주의를 바탕으로 엘리트주의를 규탄하는 한편 동성애자, 유대인, 여성 등 소수집단의 자유를 대변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 극단에는 그리스의 ‘황금새벽’이라는 운동이 있다. 이들은 파시즘의 민병대 형태에 영향을 받아 도시 폭동과 합법 선거운동 사이를 넘나들면서 사회주의적 투쟁을 한다고 여긴다. 나치즘의 영향도 받았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국민전선은 지지자들의 폭이 훨씬 넓다. 창립자 장마리 르펜은 민족주의적 포퓰리스트로 국내 엘리트와 외부의 침입자들이 국가를 쇠퇴시키고 있기에 구원자가 나타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딸인 현 대표 마린 르펜은 세계화로부터 자국민을 지키면서, 보호주의를 통해 기업의 이윤 창출을 최대한 보장하고 복지도 지키겠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여러 극우주의는 유럽연합에 대한 비판을 제외하면 공통점이 별로 없다. 저자들은 “최근의 극우주의는 1930년대의 그것과 다르고, 2008년 경제위기로 나타난 것도 아니다”라며 “급속한 세계화에 따른 사회 변동에 대한 적대적 반응”이라고 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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