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에 즐기는 서울 도심 3색 전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8일 22시 10분


국경일과 임시공휴일이 겹쳐 어느 때보다 추석 연휴가 길지만 꼭 먼 곳으로 떠나야만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번잡하던 도시가 텅 비는 이때, 가족과 함께 도심에서 조용히 즐기기 좋은 전시회를 찾아 ‘힐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는 죽음을 앞둔 이들의 목소리와 눈빛을 담은 사진전 ‘있는 것은 아름답다’가 열리고 있다. ‘카메라를 든 성직자’로 불리는 사진작가 앤드루 조지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보내는 스무 명을 인터뷰했다.

모든 사진은 디지털 보정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아날로그 방식으로만 촬영하고 인화했다. 작가는 2년에 걸쳐 환자들을 만나 ‘인생에서 사랑의 역할’ 등 삶에 관한 서른일곱 가지 질문을 던지고 사진을 찍었다. 전시장에는 관람객 눈높이에 환자들 인터뷰 내용과 자필 메시지를 배치하고 그 위에 사진을 걸었다. 사진보다 글을 먼저 읽어 달라는 작가의 주문이다.

다음 달 31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는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면 1년 뒤 카카오톡으로 되돌려주는 ‘나에게 쓰는 편지’, 삶과 죽음에 관한 특별 강연회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다음 달 1일과 22일에는 작가와 영상통화로 대화할 수도 있다. 매주 월요일과 3~5일을 제외하고 매일 열린다.

서울 종로구에서는 현대 한국화의 거장 남정(藍丁) 박노수 화백의 생가를 개조한 구립박노수미술관 개관 4주년 기념전 ‘성하(盛夏)의 뜰’이 30일 개막한다. 박 화백 전성기인 1970년대 작품 중 한여름처럼 정열적 에너지가 느껴지는 대표작들을 전시했다.

1937년 지어진 뒤 박 화백이 40년간 살았던 가옥 자체도 서울시 문화재자료 1호로 등록됐을 만큼 조형미가 뛰어나다. 직접 수집한 수석(壽石)과 다양한 나무로 꾸민 정원도 아름답고 고즈넉하다. 내년 8월까지 이어지는 기획전시 기간에는 주중 매일 오후 3시, 전시해설프로그램이 시작된다. 매주 월요일과 다음 달 3, 4일은 휴관이다.

서대문구 서울역사박물관 1층 로비에 마련된 ‘당신의 자서전을 담은 박물관-1926년생 서울사람 김주호’는 3대가 함께 찾아볼 만하다. 실존 인물인 서울 토박이 김주호 씨(2015년 별세)의 일상 생애를 보여주는 유품을 자서전 형태로 구성했다. 일제강점기 교육제도를 알 수 있는 1939년 경기중 입시 수험표, 당시 은행원 월급(3940원)이 적힌 조선식산은행 임명장(1948년), 1955년 찍은 결혼 앨범과 청첩장 등 근현대 교육, 결혼, 직장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를 만날 수 있다. 2019년 노원구에 생기는 ‘시민생활사박물관’ 홍보를 위한 이번 전시는 11월 19일까지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10월 4일)을 빼고 매일 열린다.

홍정수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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