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타이를 선언함

  • 여성동아
  • 입력 2017년 9월 4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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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패션의 시작이자 완성이라고 불리는 넥타이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 소품으로까지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최근 신사의 나라로 불리는 영국 하원은 전통을 깨고 의원들에게 ‘노타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6월 27일, 새로 구성된 프랑스 하원에도 노타이가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노타이 룩을 즐기는데, 취임 이후 노타이에 셔츠 차림으로 청와대 첫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했으며, 7월 말에 열린 기업인들과의 간담회 드레스 코드도 노타이 정장이었다. 이제 대세는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상징하는 노타이 룩이 아닐까? 때와 장소에 따른 코디 팁과 스타일링 샘플, 쇼핑 플레이스까지 노타이 룩의 해법을 모았다.

Men In Classic


멋진 남자로 칭송받기 위한 숍.
editor 이승률

사진 홍태식 디자인 최정미 스타일리스트 류시혁

Alan’s

알란스는 남성 스타일에 조예가 깊은 패션 컨설턴트 남훈이 ‘남자들을 위한 선물 가게’라는 콘셉트로 운영하는 곳이다. 매장에 들어서면 클래식 슈트부터 캐주얼 의류,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다. 브랜드 리스트도 알차다. 이탈리아 클래식 브랜드 ‘샤맛’과 ‘스틸레 라티노’, 이탈리아 럭셔리 슈즈 브랜드 ‘듀칼스’, 일본 하이엔드 브랜드 ‘링 재킷’ 등 수입 브랜드는 물론, 다양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도 함께 소개한다. 특히 직접 제작한 셔츠와 니트, 재킷 등 아이템은 우수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대로 이미 멋쟁이 남자들 사이에선 정평이 나 있다. 올 하반기엔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레 파지니’와 밀라노의 셔츠 브랜드 ‘바쿠타’도 입점할 예정이다. 빈티지 시계와 피규어, 키홀더 등 독특하고 위트 있는 제품도 많아 선물 아이템을 사기에도 좋다.

Samver

청담동에서 비스포크 숍을 운영하던 남자와 신라호텔 부티크에서 슈트를 만들던 남자, 일본의 편집숍 ‘빔스’에서 일하던 남자와 일본 유명 타이 브랜드 ‘타이 유어 타이’에서 근무하던 남자가 의기투합했다. 이 네 남자가 ‘작당’해 만든 곳이 바로 샘버다. 샘버의 장점은 맞춤 슈트와 청바지를 한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품군이 워낙 다양해 일단 쇼핑이 시작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영국식 비스포크를 진행하는가 하면, 이탈리아와 일본산 원단으로 한국인의 체형을 고려해 만든 치노 팬츠와 니트를 판매하고, 오리지널 빈티지 데님도 만나볼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란에서 들여온 카펫이나 오리지널 할리우드 영화 포스터 등은 샘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재미. 한남동 일대를 주름잡는 유명 바버숍 헤아(Herr)의 2층에 자리하고 있다.

Truefitt & Hill

필립공과 찰스 왕세자 등 영국 왕실 남자들과 같은 바버숍을 이용하는 기분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청담동에 위치한 이 바버숍은 영국 로열 패밀리의 헤어 스타일링을 책임지는 트루핏앤힐의 한국 분점이다. 1805년 문을 연 트루핏앤힐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바버숍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매장에 들어서면 고풍스러우면서도 럭셔리한 인테리어가 분위기를 압도한다. 2층에는 바까지 갖췄는데, 고객에 한해 최고급 위스키를 서비스한다. 영국 본사에서 교육을 받은 8명의 바버가 상주하며, 2백12년 노하우를 기반으로 만든 왁스, 샴푸, 비누, 면도기 등 그루밍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영국에서는 커트와 면도만 진행하지만, 한국에선 펌과 염색도 이용할 수 있다.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Parlour

‘이런 곳에 편집 매장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하기만 한 서촌의 깊은 골목, 1930년대에 지어진 단아한 한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팔러가 위치한다. 한옥을 고수한 건, 전 세계 어딜 가도 볼 수 없는 편집 매장을 완성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래된 공간엔 광이 나는 새 물건 대신 한옥의 나이만큼 오래된 빈티지 가구와 조명이 놓였다. 선보이는 아이템 역시 고전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남성 구두와 가방, 벨트 등이다. 대표 브랜드로는 스페인의 ‘안드레스 센드라’, 독일의 ‘라즐로’, 이탈리아의 ‘노만 빌라타’ 등이 있다. 국내에 생소한 브랜드들로 숍을 구성해, 남과 다른 것을 선호하는 ‘멋쟁이 신사’들이 깊숙한 골목까지 물어물어 찾아온다고. 주변 동네가 워낙 예뻐 데이트 코스로도 그만이다.

기획 안미은 기자 사진제공 샘버 알란스 팔러 트루핏앤힐 디자인 최정미

성공한 리더는 노타이 룩을 입는다

‘노타이(no-tie)’란 말 그대로 넥타이를 매지 않는 비즈니스 캐주얼 슈트 차림을 의미한다.
스타일리시한 남자들은 노타이 룩을 어떻게 입을까.
그들의 데일리 룩에서 찾은 스타일링 팁을 공유한다.
editor 최은초롱 기자

Leaders

노타이 룩을 대표하는 정치인은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타이를 매지 않고 단추를 두 개쯤 풀어헤친 셔츠만 입고 소매를 자연스럽게 걷어 올린 ‘노재킷 노타이 룩’으로 권위 없이 일하는 열정적인 젊은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훈훈한 외모와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인기 높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노타이에 소매를 걷어붙인 패션을 자주 선보인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항상 노타이 패션을 고수한다. 넥타이, 구두, 안경테, 등산복 등 착용하는 아이템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킨 문재인 대통령도 노타이 룩을 즐긴다. 정치인에게 옷은 곧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다. 노타이 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당한 ‘핏’. 자신의 몸에 잘 맞는 셔츠와 슈트를 제대로 입었을 때 걷어올린 소매도 타이 없이 풀어헤친 셔츠도 더 멋져 보인다.
Collection

2017 F/W 시즌 남성 컬렉션에는 당장 위시리스트에 추가해도 좋을 만큼 웨어러블한 스타일의 노타이 룩이 대거 등장했다. 클래식한 기본 스타일은 유지하되, 슈트의 소재에 변화를 준 벨루티, 패턴이 가미된 셔츠를 매치한 폴 스미스가 그 예. 드리스 반 노튼은 노타이 셔츠에 기장이 짧은 팬츠를 매치해 캐주얼하면서 경쾌한 스타일로 코디했다. 미소니는 목선 가까이 올라오는 크루넥 니트 셔츠를 재킷에 매치하는가 하면, 에르메스는 재킷 이너웨어로 셔츠 대신 터틀넥을 선택해 세련된 룩을 연출했다.

Stars

노타이 패션은 캐주얼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어 패션 리더로 소문난 스타들의 데일리 룩에 자주 등장한다. 배우 김강우는 슈트와 셔츠까지 시크한 올 블랙 스타일링을 완성했고, 이준기는 블랙 재킷에 베이식한 화이트 셔츠, 로퍼로 댄디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싶다면 재킷 안에 셔츠 대신 니트나 티셔츠를 매치할 것. 넥타이의 빈자리를 행커치프로 채우거나 홍종현처럼 스카프를 활용하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노타이 룩에 포인트가 된다.

사진 뉴스1 뉴시스 REX 디자인 최정미

SUIT CHEAT KEY

다음 치트키를 미리 숙지한다면 슈트 지수가 두 배로 늘어난다.
editor 안미은 기자


STAGE 1: FORMAL 초급자 매뉴얼
STAGE 2: CASUAL 고급 및 응용 단계




사진 REX 디자인 최정미 일러스트 김옥

editor 최은초롱 기자, 안미은 기자 , 이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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