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햄릿’, 관객들 다 입장했는데…돌연 공연 취소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6일 2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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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림걸즈’에 이은 뮤지컬 ‘햄릿’의 갑작스러운 취소가 논란이다.

뮤지컬 ‘햄릿’이 15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관객이 입장한 상태에서 50여 분 지연되다 돌연 취소됐다고 16일 공연 관계자들은 전했다.

무대 기술 감독은 관객에게 “공연 직전 생긴 조명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 오늘 공연을 취소하고 환불 및 재관람권 지급 절차 등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공연 시작을 기다리던 관객들은 자리를 떠났고, 일부 관객들은 공연장에 남아 거세게 항의했다.

제작사측의 무대 장치 이상으로 인한 취소라는 공식 해명과 달리 임금 체불이 공연 취소로 이어진 것이라는 주장이 공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15일 제작사 사정으로 임금의 절반만 우선 지급하게 됐다는 문자메시지가 스태프들에게 전달됐다. 이번 취소를 단순 무대 결함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공연 취소는 스태프들의 제작사를 향한 경고였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사측은 “배우와 스태프 등이 모두 공연을 위해 대기하던 상황이었다. 임금 체불로 인한 공연 취소가 아니다”며 “무대 복구를 마쳤고 17일 공연부터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다”고 반박했다.

7일에는 뮤지컬 ‘드림걸즈’가 공연 시작 한 시간 만에 배우의 건강 문제로 공연이 중단됐다. 배우에게 갑작스러운 사정이 생기는 것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대신 투입되는 배우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문제가 컸다.

이처럼 뮤지컬 공연이 취소나 공연 중단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뮤지컬 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뮤지컬 공연은 관객수에 비해 공연 편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 때문에 공급 과잉과 제작비 거품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2014년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임금 체불로 인한 배우들의 출연 거부로 취소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 초연 예정이던 뮤지컬 ‘록키’가 대관료 미지급으로 공연 개막을 하루 전에 취소됐다.

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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