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교향곡 작은 떨림까지 완벽하게 재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4일 03시 00분


고음악의 대가 필리프 헤레베허…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내한 공연

필리프 헤레베허는 약 50년간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등 자신이 직접 창단한 악단을 지휘해왔다. 그는 “음악적으로 타협하지 않고 높은 성취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크레디아 제공
필리프 헤레베허는 약 50년간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등 자신이 직접 창단한 악단을 지휘해왔다. 그는 “음악적으로 타협하지 않고 높은 성취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크레디아 제공
“고증된 베토벤 시대의 연주법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고음악의 대가 필리프 헤레베허(70)가 베토벤이 살았던 당시 방식으로 하는 연주로 베토벤 교향곡 5번과 7번을 들려준다. 그는 1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그가 이끌고 있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최근 나눈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철저히 고증된 고음악을 들려줄 계획을 밝혔다.

“비브라토(악기의 소리를 떨리게 하는 기교), 아티큘레이션(선율을 작은 단위로 구분하는 연주기법), 심지어 리듬 하나하나까지 모두 고증된 연주법을 따랐습니다. 현악기 연주자들도 거트현(동물의 내장을 꼬아 만든 현)과 고전시대의 활을 사용했습니다.”

정신과 의사 출신인 그는 의사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대에 진학했다. 재학 중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겐트 음악원에서 지휘와 작곡을 공부했다. 낮에는 정신과 전문의로 생활하고, 밤에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립해 지휘했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경험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좋은 지휘자가 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었죠.”

그는 소프라노 임선혜를 발탁한 지휘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99년 유럽 투어 도중 한 소프라노가 공연에 참석할 수 없게 되자 임선혜를 대신 불렀다. 투어 뒤에도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와의 신년 음악회에 초대해 임선혜는 독일에서 정식으로 데뷔할 수 있었다.

“2006년 첫 내한 당시 일본을 거쳐 왔는데 일본인은 닫혀 있는 느낌이라면 한국인은 열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공연 뒤 300여 명의 젊은이가 저를 보고 환호할 때 근처에 아이돌 스타라도 온 줄 알았죠.”

베토벤 서거 190주년을 맞는 올해는 그에게 특별한 해다. 본인은 70세 생일을 맞았고 그가 창단한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25주년이기도 하다.

“저희는 다른 오케스트라들과 달리 집중적으로 한 작곡가나 한 시대의 작품을 파고들 수 있어요. 시대 음악의 스페셜리스트인 셈이죠.” 4만∼18만 원. 1577-5266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샹젤리제 오케스트라#필리프 헤레베허#고음악 대가#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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