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 논란 ‘미인도’ 27년만에 일반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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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전 ‘균열’… 기사-물품대장 등 자료도 함께
법적문제 고려 작가명은 안 밝혀

위작 논란을 빚어온 ‘미인도’가 18일 공개됐다.

1990년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획전시 이후 27년, 1991년 고(故) 천경자 화백이 위작 주장을 제기한 지 26년 만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날 과천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인도’를 비롯해 소장품전 ‘균열’에 출품된 작품 100여 점을 소개했다. 관심을 모은 ‘미인도’는 작가 이름 없이 방탄유리 속에 그림만 내걸었다. 가로 29cm, 세로 26cm의 작은 사이즈로 화선지에 채색한 작품이다.

미술관 측은 작품에 대한 정보를 밝히는 대신 “중립적인 시각에서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공적인 담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는 안내문을 적어놓았다. 미술관은 진위 논란을 둘러싼 경과를 보여주는 기사와 물품대장 등 각종 자료를 함께 전시했다.

‘미인도’는 위작 논란이 시작되면서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됐고 전문가들조차 이 작품을 실제로 본 사람은 극소수였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발표했지만 유족들은 이에 맞서 항고한 상태다. 소송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인도’가 공개되면서 유족 측의 반발도 예상된다.

미술관 측은 이날 작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데 대해 “저작권법상 저작인격권과 공표권, 성명표시권에 대해 유족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유족 측 공동변호인단인 배금자 변호사는 “해당 작품에 ‘경자(鏡子) 1977’이라고 (사인이) 나와 있는데 작가 이름을 표기하지 않는다고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국립기관은 위작을 폐기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일반 관람객들은 19일부터 ‘미인도’를 볼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천경자#미인도#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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