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화려함과 단단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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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 ● 목진석 9단
52기 도전 4국 2보(15∼24)

 백 ○를 빼앗긴 것이 흑으로선 부담스럽다. 흑이 대세력 작전을 펴려면 백 ○ 언저리를 뒀어야 했는데 일단 초반 포석 구상은 무위로 돌아간 셈.

 백 16으론 참고 1도 백 1로 둬 흑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세를 쌓고 싶은데 흑 2의 우직한 수에 곤란해진다. 백 3으로 막으면 흑 12까지 백 좌하 귀가 크게 다친다.

 흑 17은 직선적인 수. 중앙에서 서로 힘 싸움을 한 번 하자는 것. 상대가 이세돌 9단이라고 해도 힘으로는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수.

 그러나 이 9단은 호탕하게 밀고 들어오는 흑의 군대를 직접 상대하지 않고 백 18로 귀부터 다독인다. 이렇게 후방을 다져놓아야 중앙 전투에서도 힘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흑 19는 참고 2도처럼 둘 수도 있다. 흑 19, 21은 보통은 속수인데 목진석 9단은 이렇게 선수로 처리하고 23으로 날아가는 수에 매력을 느낀 것. 반면 이 9단은 차분하게 백 24로 진군한다. 흑은 화려하고 백은 단단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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