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마지막 공연이냐고? ‘그날’이 오기 전에 만끽해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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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월드 투어’로 한국 찾는 세계 3대 테너 호세 카레라스

호세 카레라스는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편곡한 클래식 메들리를 들려준다. 그는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에게 제 ‘음악과 함께한 인생’을 표현한 사진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크레디아 제공
호세 카레라스는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편곡한 클래식 메들리를 들려준다. 그는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에게 제 ‘음악과 함께한 인생’을 표현한 사진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크레디아 제공
 “저는 알고 있어요. 무대로 걸어 나가고, 노래를 부르고,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를 듣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요.”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 플라시도 도밍고(75)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불려온 호세 카레라스(70)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는다.

 카레라스는 3월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호세 카레라스 마지막 월드 투어―음악과 함께한 인생’ 공연을 갖는다. 2014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의 내한공연이다. 공연에 앞서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올해 일흔 살이 되면서 제가 평생 노래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마무리를 앞두고 멋진 공연과 환상적인 관객으로 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도시들을 다시 한번 가보기로 했죠.”

 스페인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이듬해 베르디 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에 오르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특히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전야제에서 파바로티, 도밍고와 함께 ‘스리 테너’로 무대에 서며 전 세계적인 지명도를 얻었다.

 “도밍고는 정말 좋은 친구고 지금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눠요. 당연히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함께 무대에 서고 싶어요. 파바로티는 정말 많이 그립네요. 그 시절은 우리의 인생에서 하이라이트 같은 순간들이었죠.”

 화려해 보이지만 그의 음악 인생도 굴곡이 있었다. 1987년 느닷없이 찾아온 백혈병으로 힘든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생존 확률이 10%에 불과했지만 기적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고 1년여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호세 카레라스 백혈병 재단’을 설립했다.

 “은퇴 뒤에는 제 모든 에너지를 백혈병 재단에 바칠 생각이에요. 언젠가는 백혈병을 치유 가능한 병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는 오페라 음반 50장을 포함해 총 160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총 판매량만 무려 8500만 장에 이른다. 그래미상과 에미상 등도 받았다.

 “사람들이 저를 도덕적으로 철저한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언제나 모든 것을 바쳐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이를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요.”

 이번 공연에서 그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유명 오페라 아리아들과 카탈루냐 민요, 뮤지컬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한국에 올 때면 항상 환영받는 느낌입니다. 사람들의 따뜻함에 감동받아요.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들 앞에서 최선을 다해 공연할 수 있어서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정말 마지막 공연일까? “마지막 월드 투어이기는 하지만 아예 노래 부르기를 멈추는 것은 아니에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는 그날이 오기 전,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끽하고 싶어요.” 6만∼28만 원. 1577-5266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호세 카레라스#세계 3대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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