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노래하면 복고풍도 새롭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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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5집 ‘1 of 1’

 샤이니의 신작이 들을 만하리란 건 이제 기상청도 예측할 만한 클리셰다.

 2008년 데뷔한 이 늘씬한 5인조 남성그룹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이 으르렁대는 정글에서 살아 남았다. ‘컨템퍼러리 밴드’라는 다소 낯 뜨거운 자기 수식어는 동방신기 멤버의 넉 자짜리 이름이나 외계 행성에서 온 12명처럼 처음엔 공허하게 느껴졌지만 이내 익숙하거나 멋진 것이 돼버렸다. 샤이니는 f(x)와 함께 2010년대 평론가들의 상찬을 가장 자주 이끌어냈다. 3집 ‘The Misconceptions of us’(2013년), ‘셜록’과 ‘Dream Girl’ 같은 곡은 케이팝의 마천루를 보여줬다.

 지난해 4집 ‘Odd’(타이틀곡 ‘View’) 이후 1년여 만에 돌아온 샤이니는 5집 ‘1 of 1’(5일 발매·SM엔터테인먼트·사진)에서 돌연 복고 코드를 내세웠다. 앨범 재킷의 다섯 사내는 서태지와 아이들처럼 포즈를 취했고 타이틀곡 ‘1 of 1’은 1980, 90년대 인기를 끈 장르인 뉴 잭 스윙(new jack swing) 스타일이다. ‘투둠, 탓!’ 끊어지는 리듬에 백스트리트보이스가 올라타도 어색하지 않다.

  ‘샤이니 예보’는 틀리지 않았다. 질주하는 첫 곡 ‘Prism’부터 청명하다. 당김음과 긴장음이 난무하는 도시적인 리듬과 화성 밀림 위로 매끈한 멜로디가 솟구친다. ‘투명 우산’의 동양적 5음계마저 미래적으로 들릴 지경이다. 캐나다 가수 더 위켄드를 연상시키는 ‘Feel Good’이 옥에 티지만 ‘Lipstick’ ‘Don't Stop’은 한밤 클럽에 등장한 뿔테 안경 플레이보이처럼 은근히 관능적이다. 커다란 창밖에 비나 강이 흐르는 쾌적한 실내에서 늦은 밤 연인과 들을 만한 음반이다. ♥♥♥♥(10점 만점에 7.5점)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샤이니#복고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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