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열 자리 만들자”… 20년 앞 내다본 서울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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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김현옥 시장 기획전

1966년 서울 세종로 지하도 공사현장에서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가운데 손 올린 사람)이 공사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1966년 서울 세종로 지하도 공사현장에서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가운데 손 올린 사람)이 공사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먹고살기 빠듯하던 1960년대, 20여 년 뒤 올림픽 개최를 도시계획에 반영한 행정가가 있었다. 불도저 시장으로 불린 김현옥 서울시장(1926∼1997) 얘기다.

“서울에도 올림픽을 개최할 장소를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송파와 잠실에 올림픽공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내 ‘불도저 시장 김현옥’ 전시실. 벽면에 걸린 모니터에 최상철 전 도시계획종합계장의 녹취를 담은 동영상이 재생됐다. 그는 1966년 서울시의 도시기본계획 수립 당시를 회고하면서 올림픽공원의 탄생 비화(秘話)를 언급했다.

최 전 계장은 삼권분립에 따른 도시계획의 일환으로 행정부는 용산구, 사법부는 서초구, 입법부는 영등포구에 두는 기초안도 이때 마련됐다고 증언했다.

김현옥은 취임 직후 ‘도시는 선(線)’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도시 곳곳을 연결하는 교통망 구축에 주력했다. 각종 고가도로를 비롯해 강변북로, 세운상가, 북악스카이웨이, 남산 1·2호 터널 등 근대화를 상징하는 도로와 건축물이 대거 들어섰다. 하지만 1970년 4월 8일 마포구 창전동 와우시민아파트 붕괴로 3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고, 속도전 같은 도시 개발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자 김현옥은 그해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 근대화의 이면을 다룬 사진과 언론보도, 녹취 동영상 등을 주로 선보인다. 다음 달 21일까지. 02-724-0148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올림픽 개최#김현옥 서울시장#세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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