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프랑스에서 개막한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행사의 일환으로 파리 에펠탑이 태극기를 상징하는 빨강과 파랑 조명으로 물들었다. 해외문화홍보원 제공
130년 우정의 끈이 문화로 더 단단하게 묶인다.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130년이 되는 해이다. 양국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행사를 시작으로 우정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18일에는 파리 에펠탑이 태극기를 상징하는 빨강 파랑 조명으로 물들었다. ‘태극기 에펠탑’을 보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올해 양국 교류의 중심에는 문화가 있다. 1∼4일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을 기점으로 한국과 프랑스 양국 조직위원회가 지정한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특별주간’에는 파리, 낭트, 니스 등 9개 도시에서 5개 분야, 14개의 전시와 공연이 펼쳐진다.
양국 교류의 출발점은 183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프랑스 피에르 필리베르 모방 신부가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와 가톨릭을 전파했고, 1886년 양국이 수교했다. 1900년 4월 한국은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가해 금메달 2개를 땄다. 일제의 을사늑약으로 1906년 국교가 단절됐던 양국은 1949년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
광복 이후 프랑스에 한국을 알린 인사는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었다. 그는 1966년 9월 파리에서 한국인으로는 첫 해외 패션쇼를 열었다. 당시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그의 패션을 ‘선경(仙境)의 마술’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1970∼80년대 주한 프랑스문화원은 프랑스 문화를 전파하는 첨병 역할을 했다. 1968년 문을 연 서울 소재 프랑스문화원에서는 장뤼크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등 누벨바그 영화감독들의 작품이 상영됐다. 프랑스 문학 관련 강연과 토론회도 활발하게 열렸다.
1990년대 영화 ‘라붐’ ‘유콜잇러브’ 등에 출연한 배우 소피 마르소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1993년에는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프랑수아 미테랑이 한국을 방문했다. 마르소는 이때 조각가 세자르 발다치니, 건축가 장자크 페르니에 등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양국의 아픈 역사의 매듭을 푼 것도 문화 교류였다. 2011년 파리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는 조선왕실 의궤 297권이 한국에 돌아왔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군대가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의궤를 약탈한 뒤 145년 만이었다.
201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공연. 동아일보DB 유럽 문화의 중심지인 프랑스는 한류 확산의 교두보였다. 2011년 6월 파리의 ‘르 제니트 드 파리’ 공연장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슈퍼주니어’ ‘샤이니’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이 7000여 명의 현지 케이팝 팬을 매료시켰다. 이날 공연장에는 프랑스 국영방송 2TV 등 20여 개의 유럽 매체 취재진이 몰려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 공연을 계기로 케이팝 열풍은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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