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걸]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 “스펙보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드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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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걸 커리어 멘토링 첫 번째 - 국내 여성 헤드헌터 1호 유순신 유 앤 파트너스 대표

2016년 연말까지 매월 1∼2회 이어질 예정인 ‘골든걸 커리어 멘토’ 첫 번째 멘토링이 진행됐다. 국내 여성 헤드헌터 1호로 잘 알려진 유순신 유 앤 파트너스 대표가 멘토를 맡았다. 그는 삼성동 무역센터에 있는 유 앤 파트너스 회의실에서 대학생 10여 명과 만나 진로 선택, 취업과 관련한 멘토링을 해주었다. 그는 먼저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스로 해답을 찾아갈 것”을 주문했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학력, 경력, 능력 면에서 ‘최고의 인재(Best People)’를 원했다면, 이제 기업이 요구하는 태도, 능력, 기술을 갖춘 ‘최적의 인재(Right People)’를 원합니다. 그에 따라 채용 기준도 달라졌어요. 학력, 연령, 성적 등을 중시하던 것에서 직무적성 적합도와 직무역량을 중시하지요.”

유 대표는 “이제 기업에서 백화점 식 채용은 안 한다”고 말한다. 그는 “학생들이 인턴십 등을 통해 회사와의 접점을 늘려가야 하고, 스펙보다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스스로 계속 질문해보세요. 가까운 친구, 가족에게도 물어보세요. 내가 누군지 아는 게 가장 중요해요. 대학 4년 동안 자신을 분석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유 대표는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직장 생활, 멘토링을 하면서 경험했던 실제 사례 등을 들어가며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면접에 앞서 사전질문지를 버려라


참여 학생들과 질의응답이 이어지며 멘토링은 더욱 열기를 띠었다. 다음은 멘티 학생들과의 일문일답.

학생(이하 멘티) 요즘 기업에서 스펙을 많이 안 본다고 하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여요. 토익 점수를 더 올리려고 하고, 자격증 하나라도 더 따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스토리도 어느 정도 스펙이 있어야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요.

유 대표(이하 멘토) 취업이 힘들수록 남들보다 좋은 스펙을 가지려고 애쓰죠. 하지만 좋은 스펙이 곧 좋은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스펙이냐, 스토리냐, 둘 중에서 고르려고 하지 말고, 좀 다르게 생각해봅시다.

이를테면 ‘나만의 차별화된 경험과 열정으로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이야기로 만들어보세요. 제 멘티였던 한 학생은 명문대 출신도 아니고, 집안 환경이 어려워 중고등학교 때부터 학비를 벌기 위해 계속 일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하지 못한 많은 경험을 갖고 있었죠. 그 경험을 자신만의 진정성 있는 스토리로 만들어 결국 원하는 기업에 취업했습니다.

멘티 면접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멘토 면접 때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헤어스타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은 지엽적인 것입니다. 기업과 인사 담당자들은 지원자의 적성이 무엇이고 왜 지원했는지, 회사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는지 등을 알고 싶어 합니다. 지금까지의 경험, 경력에서 어필할 것을 준비하세요. 사전질문지는 모두 버리세요. 다 똑같아져서 차별화가 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돼요. ‘왜 이 회사를 그토록 원하는지, 어떤 일을 하면서 보람을 찾을 것인지, 반드시 성취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물어보고 그 해답을 명확히 찾은 후 면접에 응하세요.

멘티 대기업 공채 입사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전 중소기업에 가서 일을 배우고 싶은데 어느 것이 나을지 고민이 됩니다.

멘토 각자 특성이 있으므로 어디가 더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무슨 일을 할 것인가, 하는 ‘업(業)’을 중시해야 합니다. 취업하고자 할 때 ‘직업’ 보다 ‘환경’을 더 고려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알파고 쇼크’를 기억하시죠? 인공지능의 발달로 2020년이면 현존하는 직업의 45%가 사라진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직업도 있지만 유망한 직업도 있죠. 전 세계적으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할 수 없는 ‘감성 비즈니스’들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즈니스는 특히 여성들에게 유리하므로 자신감을 갖고 전략을 잘 짜기 바랍니다.

멘티 취업 준비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멘토 요즘 학생들을 만나보면 모두 풀이 죽어 있어요. 기업에서 이런 사람을 뽑아갈까요? 자신감을 가지세요. 실패를 많이 해도 괜찮습니다. 넘어지면 일어나면 됩니다. 열 번 백 번 떨어지면 그것도 스펙과 경험이 됩니다.

여러분은 가공되지 않은 원석입니다. 다이아몬드로 변할 수 있어요 그 가공은 누가 하죠? 바로 자신이 해야 합니다. 좌절할 시간에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가세요. 그렇게 스스로 갈고 닦으세요. 달걀이 남에 의해 깨지면 달걀 프라이가 되고, 스스로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된다는 말이 있어요. 무엇이 될 것인가, 선택은 자기가 하는 것입니다.

유 대표는 끝으로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려면 ‘MSWORD(Map, Story, World, Opportunity, Responsibility, Decision)’를 실천하자”고 제안했다.
 


Map 나만의 로드맵을 그리자

20대는 천직을 찾는 시기, 30대는 텃밭을 가꾸는 시기, 40대는 최고 정점에 이른 시기, 50대는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시기다.


Story 스토리가 차별화된 이력서를 만든다

대학 생활에도 설계도가 필요하다. 1, 2학년엔 외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미래지향적으로 삶을 계획하라. 2학년 2학기엔 직장인이 될 것인가, 학문을 계속할

것인가 결정하라. 3학년, 4학년 1학기엔 아르바이트 등을 통하여 직업 현장을 엿보고,

위기를 관리하는 기술도 연마하라. 4학년 1학기가 끝날 무렵엔 적성에 맞는 직종을

최종 결정하라. 4학년 2학기엔 본격적인 구직 작전에 들어가라.

이력서를 쓸 때는 지난 4년간의 남다른 경험을 꼭 써라.

World 세계로 눈을 돌려라


세계로 진출하는 우리나라 기업도 많고, 글로벌 인턴 제도를 실시하는 외국 기업도 많다.

Opportunity 기회는 오는 즉시 잡아라

항상 미리 준비해두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Responsibility 리더십 키우기, 리더 입장에서 생각하기.


행사에 적극 참여하기, 임원 맡기, 동호회 개설하기, 리더십 관련 책을 읽고 세미나에

참석하기, 말하기 연습하기, 자기 PR하기, 능동적으로 생각하기, 언행일치,

봉사활동하기, 성공한 자신의 모습 그려보기.

Decision 빠르게 결정하라

뜨거운 물에 손을 데었을 때처럼 반사적으로 생각하라.

 
■‘골든걸 커리어 멘토’ 첫 번째 멘토링에 참여하니…




임보영(성신여대 경제학과 4년)


취업 현장에서 스펙과 스토리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궁금하던 차에 이번 멘토링을 통해 기업들이 ‘나만의 스토리’를 중시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원하는 직무가 전공과 전혀 달라 고민이 많았는데 이것 역시 나만의 스토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겼고요.

“선택은 자신이 하는 것이고, 자신만의 노력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멘토링을 통해 제 선택에 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이제 될 때까지 밀어붙여 열심히 해보자’는 용기가 생겼어요. 여학생 입장에서 여성 CEO의 멘토링이라 더욱 공감할 수 있었어요.

김아름(고려대 행정학과 2년)


소수의 인원으로 밀도 있게 진행되어 더욱 유익했습니다. 저는 대학생활이 생각과 달라 진로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이번 멘토링이 이제껏 제가 걸어왔던 길과 앞으로 나갈 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다양한 삶의 경험을 들으며 느낀 바가 많았고, 고민하고 있던 것들이 시원하게 풀려서 좋았습니다. 제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준 멘토링에 감사드립니다.

 
■유순신 대표는…


▷ 1957년생. 성신여대 불문과 졸업. 핀란드 헬싱키 경제경영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취득.
대한항공 승무원, 프랑스 회사 프라마톰
코리아 행정관 보좌역, 미국 회사 NCH 세일즈 매니저를 거쳤다.

이후 유니코써어치에 입사, 국내 여성 1호
헤드헌터로 활동했다.
2003년 유앤파트너즈를 설립, 인재추천뿐 아니라 베이비부머 세대와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인재 검증
전문서비스 등을 개시해 기업들이 적절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인사혁신처 인사정책 자문위원,
한국장학재단 지도자급 멘토링 멘토 등으로 활동했다.
성신여대, 이화여대 경영대, 한국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KMA 한국능률협회
전문교수를 지내면서 커리어 관련 명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희망을 스카우트 한다’,
‘변화의 두려움을
사랑하라’,
‘나는 고급두뇌를 사냥하는 여자’ 등의 저서가 있다.
 

▒‘골든걸 커리어 멘토’ 두 번째 멘토링은맥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인 조수현 상무가멘토를 맡아 진행할 예정입니다.5월 초순 동아일보 골든걸 페이스북 페이지‘동아일보 골든걸(www.facebook.com/goldengirl.kr)’에 일시와 응모방법을 공고합니다.

글/김경화 커리어 칼럼니스트, 비즈니스라이프 코치
사진/방문수 도트 스튜디오 실장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


#골든걸#유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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