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음악인들이 연 ‘카라 헌정 파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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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해체’ 카라 데뷔 10년 맞아… 홍대 앞 클럽서 기념 공연 열어
인디계-아이돌 음악교류 부쩍… 앨범표지-패션도 오마주 대상에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의 작은 클럽에서 열린 ‘카라 나잇’에서 전시된 카라 관련 물품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의 작은 클럽에서 열린 ‘카라 나잇’에서 전시된 카라 관련 물품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클럽에서 걸그룹 카라를 기념하는 파티 ‘카라 나잇’이 열렸다.

인디 DJ들이 ‘미스터’ ‘루팡’ 같은 카라의 히트 곡들을 리믹스해 선보인 이날 파티는 카라 데뷔 10주년인 3월 29일을 앞두고 인디 음악인과 제작자, 평론가들이 최근 사실상 해체된 카라를 기리는 자리였다. 아이돌 음악 전문 평론 웹진 ‘아이돌로지’(idology.kr)의 미묘 편집장이 주최했다. 이 자리에 카라의 멤버나 소속사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인디 음악인의 공연이 열리는 작은 클럽에서 DJ나 순수한 애호가들끼리 연 파티다.

몇 년 전부터 인디 음악계에서는 아이돌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거나 헌정하는 행사가 계속됐다. 2008년 힙합·R&B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웹진 ‘리드머’는 소녀시대의 ‘Kissing You’를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DJ를 가리는 리믹스 경연대회를 열었다. 2013년에는 SM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 음반 제작에 뛰어들었다. 편집매장 ‘10 꼬르소 꼬모 서울’과 함께한 모음집 ‘10 CC X SM: SEOUL MELODY’다.

아이돌이 인디 음악인에게 곡을 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 요즘 인디 음악계에서 곡을 잘 쓰는 것으로 정평이 난 이들을 만나 보면 “대형 기획사에서 우리 아이돌의 분위기에 맞을 만한 곡이 있으면 달라는 제안을 곧잘 받는다”는 증언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지난해 JYJ의 김준수는 솔로 앨범 타이틀곡으로 인디 싱어송라이터 루시아가 작사 작곡한 ‘꼭 어제’를 내세웠다. 이런 합작은 인디 음악인에게는 더 넓은 청중을 만날 수 있는 계기이자 아이돌 가수에게는 기존 작곡가에게서 나올 수 없는 신선한 곡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헌정이나 재해석은 음악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이돌의 패션이나 비주얼도 대상이다. 지난해 앨범을 낸 한 인디 록밴드 리더는 “CD 속지에 들어간 화보는 f(x)의 것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 일종의 오마주”라고 했다. 비슷한 시기에 음반을 낸 다른 인디 포크 싱어송라이터는 “수록곡 중 하나는 미쓰에이처럼 부르려고 노력했다. 그들을 좋아한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모두 “이 사실이 알려지지는 않았으면 한다. 수줍기도 하고 그냥 조용한 헌정으로 생각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카라#헌정#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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