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 앞두고 “인간의 위대함 지켜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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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8일 1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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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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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앞두고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9단은 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즈 호텔 서울에서 열린 알파고와 경기 사전기자회견에서 “경기를 하루 앞두고 있어 다소 긴장 된다”면서 “승리에 대한 자신감은 유효하지만 알고리즘을 듣고 나니 5승은 힘들 것도 같다. 실수가 나오면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9단은 포시즌즈 호텔 특별 대국장에서 9일부터 10일, 12일, 13일, 15일 알파고와 5번기를 갖는다.

알파고는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 기관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판후이(중국) 2단과의 공식 대결에서 5전 전승을 거뒀다. 컴퓨터가 프로 바둑기사를 누른 첫 사례였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구글 측은 곧바로 세계 바둑의 전설로 불리는 이세돌 9단에게 대결을 청했고, 이 9단은 흔쾌히 맞대결에 응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9단은 “숱하게 대국을 했지만 이런 느낌은 새롭다”며 “아무래도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 기분이 남다르다. 가상훈련을 통해 하루 1~2시간씩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자신감은 유효하다. 아직은 인간의 직관을 컴퓨터의 인공지능이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아까 알고리즘 설명을 들으니 이전에 생각했던 것만큼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 같아 긴장도 된다. 5-0까지는 나오진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어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5판 중에 패하는 대국이 나올 수도 있다”라며 “그렇지만 (알파고가)인간의 아름다운 바둑을 이해하고 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둑의 아름다움은 계속될 것이다. 이번 경기를 통해 인간의 위대함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길 것이다.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때가 오긴 올 것”이라며 “그러나 인간이 패한다고 바둑의 가치가 없어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힘줘 말했다.

또 “다시 경험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위대한 경험인 것 같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꼭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대국의 승자는 100만 달러(약 12억 원)의 상금을 받는다. 알파고가 승리할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에 기부된다. 대국은 유튜브를 통해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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