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힐 “색소폰 입문자들, 짧게라도 매일 연습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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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60만 색소폰 동호인들의 우상, 색소포니스트 워런 힐

28일 서울 목동에서 만난 캐나다 출신 색소폰 연주자 워런 힐은 “내 연주엔 찰리 파커와 제프 벡, 러시가 모두 들어 있다. 스무드 재즈라 폄하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28일 서울 목동에서 만난 캐나다 출신 색소폰 연주자 워런 힐은 “내 연주엔 찰리 파커와 제프 벡, 러시가 모두 들어 있다. 스무드 재즈라 폄하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국내 아마추어 색소폰 연주 동호인 수는 6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음색이 부드럽고 중후한 이미지가 있는 색소폰 배우기는 중장년층의 로망 중 하나다.

존 콜트레인부터 케니 지까지 명망 있는 색소포니스트는 많다. 그러나 아마추어 동호인들 사이에서 최고의 스타는 캐나다 출신 색소포니스트 워런 힐(49·워렌 힐)이다. ‘Hey Jude’ ‘Tears in Heaven’ 같은 팝 명곡을 힐과 똑같이 연주하는 게 동호인들의 목표가 될 정도다. 전 세계 아마추어 색소포니스트들이 유튜브에 다퉈 올린 ‘Hey Jude’ 색소폰 연주 영상 중 십중팔구는 힐의 버전을 한 음 한 음 따라 한 것이다. 팝 재즈 색소폰의 대가로서 힐은 케니 지, 데이브 코즈와 함께 언급된다. 폭발적 음량과 기교로 점철된 그의 무대는 가장 록 콘서트에 가깝다.

최근 3년 만의 신작 ‘Under the Influence’를 내고 한국을 찾은 힐을 28일 오전 서울 목동에서 만났다. 힐은 “새 앨범은 전부 록 명곡으로 채웠다. 색소폰에 전기기타용 이펙터(소리 변형 장치)를 연결해 음향을 실험하기도 했다”고 했다. 퀸의 ‘We are the Champions’, 레드제플린의 ‘Black Dog’, 핑크플로이드의 ‘Money’, 러시의 ‘Tom Sawyer’를 비롯한 13개 수록 곡은 기타로 연주된 록처럼 강렬하다.

캐나다 토론토 출신인 힐은 아홉 살 때부터 기타리스트로 무대에 오른 록 영재였다. 캐나다 밴드 러시가 그의 우상이었다. “(러시의 보컬) 게디 리처럼 초고음으로 노래했는데 변성기가 지나면서 그만 음성이 낮아졌죠. 엄청난 실의에 빠졌어요. 그때 만난 게 데이비드 샌본의 색소폰 연주예요.”

알토 색소폰은 그에게 높고 우렁찬 제2의 목소리를 선물했다. 제프 벡 같은 연주를 관악기로 해내는 맛도 짜릿했다. “지금도 제 연주엔 록 기타가 녹아 있어요. 기타 줄 퉁길 때 나는 잡음을 흉내 내거나 벤딩(현을 끌어올려 음을 높이는 기법) 같은 효과도 즐겨 쓰죠.”

아마추어 색소폰 연주자들을 위한 비방을 달라고 힐에게 부탁했다. “첫째, ‘연습할 시간이 주말밖에 없어서…’는 최악의 핑곕니다. 짧게라도 매일 해야 해요. 둘째, 지루한 기본기 연습만 반복하지 마세요. 그걸 30분 했다면 남은 30분은 자기가 진짜 하고픈 걸 연주하는 데 할애하세요.”

힐은 가장 아끼는 곡으로 ‘Our First Dance’(1993년)를 꼽았다. “결혼식에서 아내에게 들려주려고 쓴 곡이에요. 지금도 무대에서 그 노랠 연주할 때마다 떠올라요.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햇살 아래 아내와 처음 춤추던 그 순간. 그리고 23년의 아름다운 날들과 사랑하는 딸로 절 축복해준 그녀.”

힐은 9월 12일 대구(수성아트피아 용지홀), 13일 서울(한전아트센터)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연다. 16세 가수 올리비아 록스가 동행한다. 그의 외동딸이다.

7만7000∼11만 원. 070-8887-3471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워런 힐#색소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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