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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정직한 가격의 와인 ‘디아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나다

입력 2015-06-29 03:00업데이트 2015-06-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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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를 찾아서]아영FBC ‘디아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올드트래퍼드 경기장과 디아블로. 디아블로는 맨유 공식 후원 와인으로 유명하다.
최근 ‘레전드’라는 단어가 새삼 화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글로벌 홍보대사 박지성이 지난주 ‘레전드 매치’에 출전하는 등 이제 더이상 ‘레전드’는 대중에게 낯설지 않은 느낌이다. 전설, 전설적인 인물 등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최고’ ‘일류’와는 다른 미묘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어 그 의미만으로도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특별함 때문에 잉글랜드 클럽축구의 오랜 강자로 군림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레전드’를 대중과의 소구점으로 삼아 활동하고 있다. 잉글랜드의 다른 클럽들이 ‘챔피언’에 집중할 때 그들은 조금 더 차별화된, 그리고 영원히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 ‘와인 레전드’라 불리는 세계판매 1위의 칠레 와인 ‘디아블로’가 그들의 공식 후원 와인으로 선정되었던 이유도 다름 아닌, 그 특별함 때문이다.

2009년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유니폼과 해당 년도의 디아블로. 축구화는 12년도 득점왕 반페르시의 것.
디아블로 ‘와인의 전설’

디아블로는 ‘콘차 이 토로’사의 글로벌 와인 브랜드이다. 전 세계 130여 개국에 수출되는 인기상품으로, 전 세계 칠레와인 판매 1위의 와인이다. 스페인어로 ‘악마의 와인창고’를 뜻한다.

100여 년 전, 지하 와인저장고에서 와인이 자꾸 도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립자인 돈 멜초 경이 ‘와인저장고에 악마가 출몰한다’는 소문을 퍼뜨려서, 도둑들로부터 와인을 지켰다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는 와인이다. 현재도 이 와인 저장고는 그대로 보존되어 유명 관광명소로 이용되어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고의 상징 ‘No.13’

디아블로에 숫자 ‘13’은 최고를 상징한다. ‘최고’라는 표현이 너무 식상하다면 여기에 ‘최상’이라는 의미를 더하면 좋을 것 같다. 13년 빈티지(생산 연도)를 생산한 2013년의 칠레는 평년에 비해 비교적 낮은 기온이 유지되었고 강우량이 많은 편이었다. 이러한 미세한 기후 변화는 디아블로가 생산되는 센트럴밸리 전체에 뚜렷한 일교차를 보이며 포도 품질에 매우 좋은 영향을 주었으며, 최상의 기후 조건에 최상의 포도를 수확하게 된 비결이 되었다.

특히 세계적인 와인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는 풍부한 과실과 우아한 타닌감을 가진 까베르네 소비뇽으로 그동안 디아블로가 추구해왔던 과즙의 농도, 신선함 그리고 자연스러운 산도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상의 균형을 갖춘 와인을 생산하게 된 것이다. 고급와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부한 바디감과 섬세한 구조감 그리고 와인이 한 모금 들어올 때 혀를 기분 좋게 조여주는 타닌감이 만들어낸 피니시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이 디아블로 까베르네 소비뇽의 ‘와인 레전드’가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숫자 ‘13’은 레전드이자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지성의 등번호 ‘13’을 상징한다. 이타적인 플레이와 팀을 위한 헌신적인 움직임은 ‘최고’의 플레이와는 거리가 있을지 몰라도,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 최다 우승팀으로서 가지고 있는 축구철학에 가장 근접한 플레이임에는 분명하다. 맨체스터 현지에서도 이 작은 ‘레전드’를 여전히 기억하며 그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이유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올드트래퍼드 경기장 메인 입구 외벽에 설치된 디아블로 대형 광고물.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리는 악마의 와인창고

2015년 5월 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경기장인 올드트래퍼드에서 특별한 사건이 벌어졌다(물론 이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경기에서 0―1 패를 통해 특별한 사건을 맞기는 한다).

1960년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지탱해온 레전드 데니스 로를 비롯하여 클럽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 캡틴을 맡아온 브라이언 롭슨, 클럽 역대 최고의 레프트 백 데니스 어윈, 트레블의 영광과 함께한 드와이트 요크, 레전드 4인을 모델로 하는 디아블로 와인 광고가 경기장 곳곳에 우뚝 서 있었기 때문이다. 말끔한 블랙 슈트 차림에 레전드를 상징하는 사선의 레드 색상 타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가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레전드의 뒤에서 붉은 빛을 발하고 있는 이른바 ‘악마의 와인 저장고’는 올드트래퍼드 경기장을 옛 칠레의 돈 멜초의 와인 저장고로 바꾸어 논 듯한 착각을 들게 할 정도였다.

경기장 내부에는 ‘데블스 매치’라 하여 사각의 경기장 가장자리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전광 광고판을 통해 디아블로의 모습은 물론이고 ‘WINE LEGEND’란 메시지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광고는 경기장 내 축구 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프리미어리그 축구팬들에게도 위성 중계되어 송출되었을 것이다. 축구에 웬 와인광고인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디아블로는 와인을 즐길 수 있을 법한 모든 자리에 ‘레전드’라는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 지금도 ‘악마의 발자국’을 움직이고 있다.

이날 경기장 밖에 설치된 팝업 스토어에서는 디아블로 까베르네 소비뇽을 시음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한 손에 와인 한잔을 들고 준비된 터널로 들어가는 순간 시선을 사로잡는 디아블로 와이너리의 전경과 귀를 간지럽히는 새소리는 디아블로 와인이 천혜의 자연환경으로부터 만들어진 선물임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자연스럽게 입안에 퍼지는 와인의 향과 맛이 더욱 인상깊게 남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장소는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와 발자국 소리, 자연스럽게 나타난 악마 형상의 그림자로 이곳이 와인 저장고임을 금세 알 수 있었다. 한발 한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는 돈 멜초의 와인을 훔치러 온 도둑이 된 것만 같았다.

‘WINE LEGEND’ 세계의 축구팬과 소통하다

‘1초에 한 병씩 팔리는 와인’ ‘세계인이 만나는 정직한 가격’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디아블로는 2001년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쳐 디아블로를 하나의 마케팅 메시지로 활용하기 시작하여 글로벌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WINE LEGEND’라는 단 하나의 메시지를 현지 시장 환경을 고려한 다양한 매체(광고이미지, 인쇄물, TV CF, 온라인 등)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관심과 반응을 이끌어 내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2003년에는 디아블로를 약 100만 케이스(1200만 병)를 판매하며 히트시켰고, 이후 전 세계인들의 변함없는 사랑으로 2010년에는 310만 케이스(3720만 병)를 판매하며 ‘One Second One Bottle(1초에 1병씩 팔리는 와인)’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1년부터는 현재 글로벌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박지성이 몸담았던 축구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식 와인으로 선정되어 ‘12번째 전사’로 활동하고 있다.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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